집권 보수당 예상 깨고 대승...영국 총선의 시사점
집권 보수당 예상 깨고 대승...영국 총선의 시사점
  • 오풍연
  • 승인 2019.12.15 11:1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리더십은 인적 청산 통해 회복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독해져야

[오풍연 칼럼] 정말 선거는 모른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아야 알 수 있다. 영국 총선도 그랬다. 집권 보수당이 예상을 깨고 대승을 거뒀다. 존슨 총리의 인기가 바닥이어서 어려울 것으로 보았으나 결과는 달랐다. 무능한 여당에 비해 야당인 노동당이 더 무력했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렸던 존슨 총리와 보수당은 웃었다.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까닭이다.

12일 치른 영국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13일 오전 9시(현지 시각) 전체 650석 중 649석의 당락이 확정돼, 보수당은 364석으로 203석을 얻은 제1 야당 노동당을 161석 차로 눌렀다. 이전 의석에서 보수당은 66석을 늘려 단독 과반을 확보했고, 노동당은 40석이 줄었다. 이 같은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왜 이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야당인 노동당이 대안 세력으로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아 그랬다. 노동당은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며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특히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철도·우편·수도 등 공공 서비스 기업을 모두 국유화하겠다는 급진적 사회주의 공약을 제시해 유권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노동당은 또 무상 교육을 확대하고 대학 등록금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런 선심성 공약 실현을 위해 매년 재정 830억파운드(약 131조원)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동당이 수십 년 지켜온 텃밭에서도 의석을 대거 잃어 사실상 궤멸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총선 결과를 보면서 내년 총선을 치를 우리도 걱정스럽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다. 야당은 일사불란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당은 불안불안하다. 황교안 대표가 대여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강력한 리더십이 없어서다. 문재인 정부 역시 역대 가장 무능한 정권인데도 한국당이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이 말이 생각난다. 문 대통령이 참모들의 복은 없지만 야당 복이 많다고. 야당이 강력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죽을 쒀도 지지율은 그대로 유지한다. 그것 또한 아이러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분야에서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울 정도다. 경제 엉망, 정치도 개판이다. 정치를 이처럼 만든 데는 야당인 한국당도 한몫 했다. 영국 노동당처럼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야당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여당과 붙어볼 만하다.

지금 민주당이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럼 야당의 지지율이 높아야 하는데 그것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영국 노동당의 경우를 연구하기 바란다. 왠지 그런 불길한 예감이 든다. 거듭 강조하건데 대대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선거를 기대할 수 없다. 황교안 리더십은 인적 청산을 통해 회복해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독해져야 한다는 뜻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발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