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사태 재발하나?…KB증권·DB자산운용 DLS 조기상환 실패
DLF사태 재발하나?…KB증권·DB자산운용 DLS 조기상환 실패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12.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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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자산운용 “약속한 쿠폰 지급 문제없이 만기 이후에도 지급…KB증권과 모니터링 중”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촉발했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을 거치며 일단락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연계 정부채로 인해 DLS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탈리아 건강보험료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펀드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의 조기상환에 실패한 것이다.

23일 매경이코노미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약 2년 전 KB증권이 발행하고 DB자산운용(옛 동부자산운용)이 KEB하나은행 등을 통해 판매한 ‘이탈리아 건강보험료 매출채권 유동화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조기상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상환하지 못한 원리금 규모는 50억원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내년 1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포함하면 모두 320억원 규모이며, 이외 시장에 풀려 있는 같은 구조의 미상환 DLS까지 합하면 약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 2의 DLF·DLS 사태가 우려된다.

이탈리아 국채 DLS에 차질이 생긴 건 이탈리아 현지 사정으로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50억원을 상환할 여유가 없어 한 달 간 상환을 미루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매출채권 유동화에 차질이 생기며 상환 일정이 당초 11월 말에서 오는 12월 27일로 한 달 연기됐다. 일종의 ‘기한이익상실(EOD· 대출금 만기 전 회수)’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이 DLS는 2년 1개월(25개월) 만기에 19개월부터 조기 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는데 만기 시 기대수익률은 약 5.6%다. 물론, 조기상환을 앞두고 있어 만기까지 6개월 정도 남은 시점이지만 유동성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만기상환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단, 이 펀드는 만기 이후에도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탈리아 지방정부에서 당장 조기상환 시기에 맞춰 상환할 여유가 없으니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약속한 쿠폰 지급은 문제없이 만기 이후에도 지급된다"며 "기한이익상실(EOD·대출금 만기 전 회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매출채권을 최종적으로 유동화시켜 돈을 마련해 상환하는 주체가 이탈리아 지방정부라 지방정부 디폴트 상황이 나지 않는 이상 원금을 돌려받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올 들어 이탈리아 정부의 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탈리아는 공공부채와 재정적자 문제로 유럽연합(EU)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유럽에 경제위기가 온다면 이탈리아가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실제 이탈리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이탈리아 공공부채 규모는 2조3862억 유로(약 3241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DLS는 대체투자 거래 발굴 등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남어드바이저리라는 에이전트사가 KB증권과 DB자산운용 등에 관련 상품을 적극 제안하면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당시 이 상품은 이탈리아 지방정부로부터 받는 매출채권의 유동화 펀드에 투자하는 데다, 현지 금융사인 ESC 측이 해당 매출채권에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남북부 간 경제력 차이가 극심한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 재정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남부 쪽 매출채권을 많이 담으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투자제안서에는 ‘원금 손실 가능’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었지만 상당수 투자자는 사실상 이탈리아 정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안전하다는 설명을 믿었던 만큼 만기 연장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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