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효성은 '오너리스크'가 문제..."10년째 조석래-조현준 수사중"
새해도 효성은 '오너리스크'가 문제..."10년째 조석래-조현준 수사중"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12.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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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효성(1) 여전한 '서초동발 악재'…이번엔 '계열사 부당지원' 趙 회장 불구속기소

연말을 불과 며칠 앞두고 검찰이 계열사 등 부당지원 고발 사건과 관련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효성은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효성은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 등 효성 오너 일가에 대한 비자금 의혹 수사가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식회계 및 역외탈세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한 때 잘 나가던 효성그룹과 오너일가가 왜 이처럼 오욕의 역사를 쓰고있는 지를 되돌아보는 시리즈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효성그룹 조석래(왼쪽)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 부자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윤석헌 기자] "어떻게 생존할 지 고민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입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기업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2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서울 마포구 효성 마포구 본사 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올 한해를 시작했다.

조 회장은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비즈니스의 목적은 고객을 발굴하고 유지하는 것"이라며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모든 일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또 "승자는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끝까지 가지만, 패자는 행동하는 도중에 생각하고 포기한다"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백년기업 효성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한햇동안 자산기준 재계 25위인 효성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연일 터지는 악재에 내내 홍역을 앓고 있다.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비자금 의혹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분식회계 및 역외탈세 의혹마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조석래 전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른바 '형제의 난'도 현재진행형이다. 얼마 전엔 발전소용 변압기 입찰 비리 의혹까지 불거졌다.

더구나 지난해 말 경찰이 조 명예회장 부자의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까지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또 한번 암초를 만났다

검찰, 공정위 고발로 조현준 회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이런 가운데 올 세모(歲暮)에도 효성이 한 해를 사건수사로 마감이라도 하듯이 27일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사 등 부당지원 고발 사건과 관련해 조 회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공정위는 효성그룹이 총수익스와프(TRS)를 활용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TRS 거래란 주식 등 기초자산을 재무적투자자(FI)가 매수하면서 이자수익과 자본수익을 매도자에게 지급하는 대신 매도자인 기업은 FI에 일정 수준의 수익률(약정이자와 신용도 하락 등에 의한 손실 보장)을 보장해주는 신용파생 거래를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거래 당사자가 모두 이익을 보는 첨단기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TRS는 채무보증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일부 기업들의 부실 계열사 지원에 악용될 수 있으며 공정거래 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효성그룹 총수 2세 조 회장이 최대주주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2012년 이후 계속된 심각한 영업난·자금난으로 2014년말 퇴출 직전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효성 재무본부는 여러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2014년 11월, 효성 재무본부는 검토 끝에 효성투자개발을 통해 직접 금융회사를 섭외하고 지원 방안을 기획·설계했다.

공정위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가 25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효성투자개발이 위험을 부담하도록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차례에 걸쳐 발행한 전환사채는 4개 금융회사가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효성투자개발은 전환사채의 위험을 모두 부담하는 내용의 총수익 스와프 계약을 4개 금융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와 체결했다.

효성, 내년에도 잇따른 재판과 수사 태풍...조 회장은 현재 재판 두 건 외에 횡령 혐의로도 조사중

효성투자개발은 전환사채 규모보다 큰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담보를 제공하고 자산처분이나 배당, 차입 등을 할 경우에 4개 금융회사에 사전 동의를 받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자금 조달이 불가능했음에도 저리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본금의 7배가 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거래였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 효성투자개발은 거액의 신용위험을 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했다.

문제는 효성 총수 일가 앞에 닥친 악재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효성에는 잇따른 재판과 수사 태풍이 몰려올 전망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현재 재판만 두 건인 데다 최근 횡령 혐의로도 조사받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조 회장의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 재판이 내년 1월2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2013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상장 무산으로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되자 대금 마련을 위해 이 회사로부터 자신의 주식 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 미술품을 고가에 효성 아트펀드에 편입해 손해를 입히고, 근무한 적이 없는 직원을 허위로 채용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개인 미술품을 고가에 편입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와 허위 직원을 등재해 급여를 받은 혐의는 유죄로, 주식 가치를 부풀려 환급받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조 회장 측이 불복해 항소하면서 재판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다.

조 회장은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과 함께 기소된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한 대법원의 판단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조 회장은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해 16억원을 횡령하고,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70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공덕동 효성그룹 전경

효성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재판, 그룹 경영-신뢰에 악영향...조 회장 구속 땐 큰 경영 차질

또 조 명예회장은 분식회계 5010억원, 탈세 1506억원 등 8000억원에 이르는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조 명예회장에게 징역 3년을, 조 회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 측과 검찰이 모두 상고했고, 사건을 담당한 제3부가 지난 9월부터 심리를 시작한 만큼 내년 상반기 중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수사 중인 사건도 두 건이나 된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익스와프(TRS)를 활용해 사실상 개인회사인 GE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효성그룹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GE, 효성투자개발, 하나금융투자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 회장과 조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가 2013년부터 개인 변호사 형사사건 비용처리에 회삿돈 수십억원을 끌어다 쓴 혐의로도 수사가 진행중이다. 경찰은 지난 13일 조 회장과 조 명예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여기에 조 회장의 사촌 형제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억대의 뒷돈을 받고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관계사의 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처럼 조 회장의 동생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지난 2013년 회사를 떠난 후 그룹 내부 비리를 폭로하면서 시작된 서초동 검찰과 효성 총수 일가의 악연은 해를 넘어서도 지속할 전망이다.

효성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조사와 재판은 그룹 경영과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효성그룹은 내년 1월1일 조 회장 체제 3년째에 들어가면서 어느 때보다 그룹의 혁신과 새 먹거리 발굴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는 그룹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때에 만일 조 회장이 법정구속이라도 된다면 경영에는 큰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행정법원으로부터 증선위의 이사해임권고조치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효성의 조석래 대표이사 등은 효성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조현준 회장 역시 회장직을 사임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형사재판 중인 효성의 오너 일가 및 경영진은 국민 및 효성 임직원들에게 자신들의 잘못에 대하여 솔직히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효성그룹은 각종 검찰 조사와 재판으로 말미암아 그룹 이미지 훼손은 물론 정상적인 경영에도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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