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기습' 연임...DLF 중징계 예고 무시?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기습' 연임...DLF 중징계 예고 무시?
  • 정우람 기자
  • 승인 2019.12.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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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연임 결정으로 중징계 받으면 경영불확실성 커져...후보자 PT·숏리스트 발표도 생략
금감원도 당혹...내달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서 중징계 받으면 연임 자체가 불가능할 듯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신뢰를 덕목으로 하는 금융권에서 이래도 되는 것일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말을 맞아 기습적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고된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예상을 깨고 손 회장 연임을 결정한 만큼 앞으로 금융당국과 갈등이 심회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달 열리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손 회장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게 되면 연임 자체가 불가능해져 경영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2023년 3월까지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 겸직 중이던 우리은행장직은 분리해 새로운 행장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차기 회장 추천을 위한 회의를 개최, 손태승 현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 주주총회 선임으로부터 3년이다.

장동우·노성태·박상용·전지평·정찬형 등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손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지지만, 지주사가 출범한지 한 해밖에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조직안정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기 회장의 조기 선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내달 16일 DLF 사태 제재심...금감원, 손태승 회장 경영책임 물어 문책경고 내릴 가능성

앞서 임추위는 지난달 26일과 이달 11일 두 차례 간담회를 열어 임추위 일정과 선임 방법 등을 논의했다. 또 이달 19일 1차, 24일 2차 회의를 열어 손 회장을 비롯해 우리카드·우리종금·우리FIS 등 주요 자회사 대표이사 3인 등 4인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임추위는 "후보자의 경영성과와 역량, 자격요건 적합 여부 등 검증을 거쳐 손 회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대표이사 임기도래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조직 안정을 위하여 신속한 대표이사 선임이 필요했다”면서 “임추위 위원들은 손태승 후보가 성공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검증된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두루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시현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판단하여 만장일치로 이사회에 추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DLF 사태에 대한 고객배상과 제재심이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은 있으나, 사태 발생 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과정 역시 금융소비자 보호를 통한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 신속한 대표이사 선임이 필요했다"며 "임추위원들은 손 회장이 성공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검증된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시현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판단해 만장일치로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지만 앞으로 과정도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16일 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이 열리는 데 금감원은 사전에 손 회장에 대해서 경영책임을 물어 문책경고를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잔여 임기는 채울 수 있지만 3년간 임원 재취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임 역시 할 수 없다.

우리금융의 갑작스런 손 회장 연임 발표로 금융당국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갑작스레 연임 발표가 나와서 의아했다”라며 “손 회장이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영불확실성이 되레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중징계를 받게 되면 연임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또다시 회장을 선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그럴 경우 오히려 조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체제를 마무리하고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손태승 현 회장은 우리금융의 숙원인 완전 민영화 및 증권사·보험사 대형 M&A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관리에 전념한다. 새로 선임될 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 내실경영에 기반한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은 이사회와 내년 3월 정기주총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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