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카를로스 곤 전 닛산회장 일본 탈출 미스터리
꼬리 무는 카를로스 곤 전 닛산회장 일본 탈출 미스터리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0.01.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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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상자에 몸 숨겨 자가용비행기로 도망…일본 언론, “프랑스 여권 2권 갖고 있었다”
레바논 정부 간여 가능성 거론돼…日 검찰 도쿄 자택 2일 압수수색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첩보영화에나 나올 법한 카를로스 곤(65)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일본 탈출 및 레바논 입국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꼬리를 물고 보도되고 있다. 

2일에는 곤 전 회장이 출국하기 전 프랑스 여권을 2권 보유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일본 NHK는 "곤이 프랑스로부터 2권의 여권을 발급받았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중 1권을 자물쇠가 달린 케이스에 넣은 상태로 휴대하고 다녔다"고 곤 전 회장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곤은 일본에선 법망을 피해 무단 출국했지만 레바논에는 적법한 절차로 입국한 셈이다. 

이러다보니 곤이 도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레바논 당국과 미리 논의했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 레바논 정부가 곤의 도주에 관여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0일 레바논 정부가 곤의 송환을 일본 정부에 요청했으며 레바논 정부가 도주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1일 전했다.   
   
FT는 곤의 도주 계획을 상세하게 알고 있는 복수의 인물을 인용해 “지난해 10월부터 곤은 도주 준비를 시작했고, 레바논 정부의 송환 움직임도 강해졌다”면서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레바논을 찾은 스즈키 게이스케 일본 외무성 부대신에게 송환을 직접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곤 측은 레바논 정부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곤의 변호인은 “(입국 경위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권을 이용한) 합법적인 입국으로 레바논의 수용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 출신인 곤 전 회장은 1999년 닛산 최고 집행책임자(COO)에 취임한 이래 20년 동안 닛산 경영을 총괄해왔다. 

하지만 2011~2015년 유가 증권보고서에 자신의 소득을 축소 신고하고 닛산 투자자금과 경비를 개인 용도로 부정 지출한 혐의 등으로 2018년 11월 일본 검찰에 구속 기소된 이후 닛산은 물론 르노에서도 퇴출됐다. 

하지만 지난 해 3월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4월에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일본 자택에는 감시카메라도 설치돼 있었다. 

출국금지 상태였던 그는 지난달 말 일본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레바논으로 탈출해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탈출 후 그는 일본 사법제도를 비판하면서 정치적 박해에서 벗어나는 것이 일본 탈출의 목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곤 전 회장은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레바논에서 자랐으며 프랑스와 레바논, 브라질 시민권을 갖고 있다.

일본 검찰은 외교 경로를 통해 레바논 정부에 곤 전 회장의 신병 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레바논 당국은 "곤 전 회장이 합법적으로 레바논에 입국했고 어떤 법적 조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혀, 신병 인도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레바논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

교도통신은 곤 전 회장이 자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된 악단이 가지고 있던 콘트라베이스 케이스에 들어가 감시카메라를 피했고, 대기하고 있던 트럭으로 이동했다고 그의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곤 전 회장이 탑승한 비행기가 경유지인 이스탄불을 향해 이륙한 후에 기내 협력자들이 악기 케이스를 열고 그를 꺼내줬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곤 전 회장은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해 대기 중이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일본을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해 곤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승인하면서 도쿄 내 지정된 장소에서 거주, 국외 출국 금지 등 조건을 달았다. 

한편 일본 검찰과 경찰은 곤의 ‘출국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2일 NHK에 따르면 도쿄지검은 곤이 보석 중 기거했던 도쿄 미나토구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또 곤과 곤의 도주를 도왔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의 동선을 수사하기 위해 CCTV 조사에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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