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이 능사 아니지만 뜨끔한 맛 더 보아야
이재용, 구속이 능사 아니지만 뜨끔한 맛 더 보아야
  • 오풍연
  • 승인 2020.01.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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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살리기' 나선 삼성 준법감시위... 위원장이 김지형 변호사 아니었더라면 오해 덜 받았을 듯

[오풍연 칼럼] 나는 삼성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그들이 하는 짓이 예쁘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문제가 있다. 나눔과 베풂에 대해 매우 짜다. 사회 공헌도 적다. 그러면서 무슨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는가. 지금 재판도 받고 있다.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취지대로라면 실형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구속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재용도 뜨끔한 맛을 더 보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몇 번 얘기했지만 나도 삼성한테 당한 터라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삼성 노동자들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은 굉장히 집요하다. 내 페이스북 계정까지 들여다 본 그들이다. 그러니 눈엣 가시같은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더 철저히 감시감독했을 것으로 본다. 삼성의 민낯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은 최근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김지형도 삼성맨이 된 셈이다. 삼성 노조가 반발한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등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 재판부가 이재용을 구속하지 않을 명분을 만들기 위해 준법감시기구를 만들라고 제안했다”면서 “준법감시위 설치 자체가 국정농단 이재용을 봐주기 위한 수순”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그룹 내부에 실효적 준법감시제도 마련하고 재벌체제 폐해 등을 개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재용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실을 제시했다고 할까. 만약 그렇다면 안 될 일이다. 일종의 거래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삼성은 국민 위에 군림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슬쩍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취했다가 발을 빼곤 했다. 내가 삼성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지형 위원장도 이 같은 삼성의 속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시작하며 “(위원장)직책 수락에 앞서 삼성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스스로의 역량 부족 등을 문제로 여러 차례 삼성 측 제안을 고사했다”면서 “하지만 이 부회장으로부터 직접 ‘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답변을 듣고 수락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위원회 구성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율성과 독립성을 전적으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삼성이 변화를 택한 ‘타이밍’이 좋지는 않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실패하더라도 뭔가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번에도 지적한 바 있지만 위원장이 김지형 변호사가 아니었더라면 진정성에 대한 오해도 덜 받았을 것 같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대법관이 됐다. 그 때도 파격적 발탁이었다. 이재용은 또 다시 코드 인물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삼성이 그동안 써운 수법 그대로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인용이 누구인가. 이재용 부회장의 대리인이기도 하다. 이 또한 적절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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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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