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지식인사회 그리고 자유인 진중권
비겁한 지식인사회 그리고 자유인 진중권
  • 오풍연
  • 승인 2020.01.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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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이랍시고 이당 저당 기웃대는 사람들 많아...그들 역시 불쌍한 인간

[오풍연 칼럼] 요즘 내가 꼽는 한국 최고의 지식인은 진중권이다. 그는 할 소리를 다 한다. 지식인이 이 눈치, 저 눈치 다 보면 안 된다. 그럼 지식인이라고 할 수 없다. 지식인은 당당하고 의연해야 한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소리는 해야 한다. 그런 지식인이 얼마나 될까. 비겁한 지식인이 많다는 얘기를 한 바 있다. 참지식인보다 그런 부류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진중권이 옳고 그름에 대해 더 눈을 뜨게 한 것은 바로 조국이다. 조국 일가족의 일탈행위가 진중권으로 하여금 바른 목소리를 내게 했다. 게다가 자기가 몸담고 있던 정의당이 조국 편을 들으니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이제 정의당은 정의당이 아니다. 정의의 탈을 쓴 수준 낮은 정당에 불과하다. 그들에게서 정의는 떠났다.

진중권의 정의당 탈당계가 지난 10일 밤 처리됐다고 한다. 심상정 대표가 지시했단다. 심상정 같은 사람이 정의당 대표를 맡고 있는 것도 비극이다.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속내를 모두 보여주었다. 언론인을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도 한다. 심상정 역시 그 수준을 밑돈다고 할 수 있겠다. 정의당을 쓰레기 정당으로 만들었다. 진중권이 이를 꼬집으니 내쫓은 셈이다.

정의당 원내대표인 윤소하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그는 진 전 교수를 향해 "원하시는 탈당계는 잘 처리되었다고 한다"면서 "그동안 고마웠다. 요즘 좌충우돌한 모습은 빼고"라고 밝혔다. 끝까지 진중권의 심기를 건드렸다. 윤소하도 심상정 못지 않다. 모든 사고가 삐딱하다. 정의는 온데 간데 없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진중권을 비난하는가.

이에 진중권도 맞받았다. "조용히 처리해 달라고 했더니 가는 마당에 꼭 한소리를 해야 했나"라며 "당에서 받은 감사패를 최고의 명예로 알고 소중히 간직해왔는데, 윤 의원 말씀을 듣고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내가 당에 바쳤던 헌신이 고작 '계파 찬스'에 사용될 밥그릇 수나 늘려주는 활동에 불과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도 했다.

진중권은 "세상사 많이 어렵고 헷갈리시죠? 그래서 원칙이라는 게 있는 것"이라면서 "정의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면 잘난 부모덕에 부정입학한 학생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고도 기회를 빼앗긴 힘 없는 아이 편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조국 편에 서서 두둔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정의당이 정의를 말할 수 없다. 무슨 낯으로 정의를 말할 수 있겠는가.

진중권은 진정한 자유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앞으론 어느 당적도 갖지 말라. 그것은 굉장히 부자연스럽다. 나처럼 자유인으로 살아라. 누구의 간섭을 안 받아도 된다. 어느 곳에 몸을 담고 있으면 의심을 산다. 지식인의 전형을 보여 달라. 보수 진영도, 진보 진영도 상식에 어긋나면 지금처럼 가차 없이 펀치를 날려 달라. 그들에게는 주먹이 약이다.

대한민국 지식인은 다시 깨어나야 한다. 지식인이랍시고 이당 저당 기웃대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 역시 불쌍한 인간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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