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코, 퇴직자 58명 사생활 조직적 감시…낮밤으로 미행
세스코, 퇴직자 58명 사생활 조직적 감시…낮밤으로 미행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1.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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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보고서, “대출 상담받고 중국 요리 먹음”…퇴직자 가족까지 감시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국내 해충 방제업계 1위 업체 세스코가 퇴직한 직원과 가족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사찰을 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퇴직자가 경쟁 업체에 취업해 회사 기밀을 유출하는지를 감시한다는 것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MBC는 세스코가 퇴직자들 동향을 집중 사찰한 뒤 작성한 '동향 조사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2014년 4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작성된 보고서는 157페이지 분량이다.

2017년 1월 '동향 조사 실적'에 따르면 감시 대상은 58명이고 보고서 작성은 '시장조사팀'에서 맡았다.

보고서에는 감시 대상 세스코 퇴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담겨 있었다.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았다거나, 점심으로 중국 요리를 먹었다는 등 지극히 사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유리창에 이슬이 맺힌 걸로 봐서 차량이 어제부터 주차돼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도 기재돼 있었다.

2014년 4월15일에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출근 중인 이 모씨의 동향이 기록돼 있었다. 이 씨가 편의점에 갔다가 차를 타고 출발하는 모습까지 모든 움직임이 촘촘히 기록됐다. 세스코 측은 차량과 우편함도 일일히 감시했다.

퇴직자의 가족들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보고서에는 퇴직자 김모씨 어머니의 차량과 연락처가 담겨 있었다. 또 다른 퇴직자 장모씨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민박집까지 감시당했다. 

한 퇴직자는 "누군가가 하루 종일 따라다니면서 분 단위로 감시한다면 소름이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퇴직자는 "한 가정을 파괴시키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며, 큰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말했다.

세스코가 퇴직자들을 감시한 것은 입사할 때 서약한대로 퇴사 후 5년 동안 경쟁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MBC는 보도했다.

세스코 직원들은 입사할 때 '비밀보호와 겸업금지 서약서'를 작성하는데, 서약서에는 퇴직 이후 5년 동안 경쟁 업체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세스코 측은 MBC에 "사내에 '시장조사팀'이라는 조직은 없으며, 따라서 사찰 보고서가 작성될 일도 없다"고 밝혔다.세스코 측은 사찰 사실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감시 대상자는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서 “보호받아야 할 기본권을 모두 깨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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