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불황에도 좋아하는 것에 애정을 쏟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을 ‘팬슈머(팬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의 합성어)’로 부른다.
이미 유통 중인 상품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획, 유통, 홍보에다 지지 및 비판 등 모든 과정에 전반적으로 관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하는 팬슈머는 모든 활동을 순전히 '팬심'에서 자발적으로 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키운 팬클럽 ‘아미(ARMY)’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단순한 팬을 넘어 자신의 스타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우익 논란이 있는 일본 유명 제작자와 협업을 발표했을 때, 아미들이 보이콧을 해 프로젝트가 취소된 일화는 유명하다.
EBS 연습생 ‘펭수’와 '온라인탑골공원 GD' 양준일이 스타로 뜬 것도 팬슈머의 열성적인 지지가 있기에 가능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외에 유통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인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24는 최근 자체브랜드(PB) '아임이 이천쌀 아이스크림 컵(280ml)'을 출시했다. 이천쌀컵은 기존 '이천쌀콘(150ml)'보다 아이스크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한 제품이다.
팬슈머를 2020년 트렌드 키워드로 꼽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팬슈머를 "상품의 생애주기에 직접 참여하는 신종 소비자"라 정의했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한 소비의 패러다임이 다시 관여로 발전하고 있고, 이 관여 열기가 출범과 양육, 기획과 제조, 유통과 홍보, 지지와 비판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예인도 브랜드도, 심지어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도 팬 없이는 성장하기 어려운 시대다. 유통업계도 유명인과 캐릭터를 앞세운 단순 협업을 넘어 팬슈머를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