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직은 '위장'용?...사임만 세번째 ‘들락날락’ 행보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직은 '위장'용?...사임만 세번째 ‘들락날락’ 행보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1.1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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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과 2015년에 이어..기업공개 앞두고 ‘일감몰아주기’-‘편법승계’ 등 오너리스크 제거 위한 듯
회장직 1년~3년 만에 사임하고 재취임한 경우 매우 드물어...호반 측 "내부거래 등 위법한 적 없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김준희 기자] 김상열(59) 호반건설 회장이 최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연내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4년과 2015년에 이은 3번째 사임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업공개를 앞두고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등 오너리스크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과 호반을 합병하면서 2세(장남 김대헌 부사장) 승계와 함께 IPO의 밑그림을 그린 김 회장은 굵직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취임과 사임을 반복해 왔다.

1989년7월 호반건설 설립 당시 대표이사에 취임, 2008년4월 사임했다. 이후 2014년9월 6년 만에 재취임한 지 6개월 만인 2015년3월 사임했다. 3년 뒤인 2018년 12월 재취임하고 또 다시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호반건설은 공시를 통해 김상열 회장이 호반건설 대표이사직에서 지난 12월 9일 자로 해임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4년여만에 대표이사 복귀를 밝힌 지 1년여 만이다.
 
한 기업의 경영을 책임지는 회장직을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만에 사임하고 재취임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의 잦은 회장 거취 소식이 내부거래나 승계 등과 관련한 여론을 희석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 회장은 3번째 취임 4개월 전인 2018년8월 그룹 지주회사인 호반건설 사내이사직에서 사임, 호반의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후 호반은 리솜리조트를 인수하고 12월 김 회장은 호반건설 대표직으로 재취임한다.
 
당시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던 때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한창이던 2015년에도 돌연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사내이사직만 유지했다. 호반건설은 그해 2월 금호산업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4월 단독으로 본입찰에 나섰지만 시장 예상가보다 훨씬 낮은 6007억원을 냈고 결국 인수가 불발됐다.
 
◇호반 김상열 회장, 굵직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취임과 사임 반복...오너리스크 배제 목적인 듯
 

문제는 김 회장의 이번 사임은 오너리스크 배제 목적이라는 분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내부거래와 편법승계 의혹이 있어 자칫 IPO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탓이다.

호반건설은 호반과 호반건설을 합병하는 등 장남 김대헌 부사장 경영 승계 과정에서 계열사들의 이익을 편취, 일감 몰아주기로 편법승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합병 이후 최대 주주로 호반건설의 지분 54.73%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을 또 LH 공동주택 용지 ‘싹쓸이’ 의혹과 이를 자녀들에게 빼돌려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공동주택 용지 473개 중 44개(9.3%)를 낙찰받았다. 낙찰 용지의 총면적은 1.86㎢(약 56만평)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호반건설이 내부거래로 사주의 장남과 차남에게 택지를 몰아줘 두 아들이 각 792억원, 4766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렸다”며 사주 일가의 이익 편취 가능성을 제기했다.

호반건설의 상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또 있다. 호반건설은 현재 불공정 경쟁, 부당 내부거래 혐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 조사 사실이 기업공개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고 조사결과에 따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25일 호반건설의 불공정 경쟁 및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호반건설과 LH를 상대로 서면조사와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여기에다 비슷한 시기에 일감 몰아주기, 편법 승계문제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정감사에서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호반건설이 2008~2018년 이른바 벌떼 입찰을 통해 낙찰받은 아파트 용지 44개 가운데 17개를 김 회장의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 차녀 김윤혜 아브뉴프랑 마케팅실장, 셋째 김민성 호반건설 전무 등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과 이에 따른 편법 승계 의혹 등이 문제가 됐다.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 본사

민주당 김병욱-한국당 송언석 의원, 작년 국감서 호반건설 일감 몰아주기-편법 승계 의혹 제기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감에서 호반건설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감에서 호반건설의 편법 승계 의혹을 제기했다.

공정위 기업집단국 부당지원감시과는 최근 호반건설에 관한 현장조사를 마쳤다. 부당지원감시과는 공정거래법의 계열사 사이 부당한 지원행위를 규제하는 곳으로 이번 조사가 일감 몰아주기와 이에 따른 편법 승계 등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조사결과에 따라 호반건설에 시정 명령, 과징금을 내릴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김 회장이나 호반건설을 수사기관에 고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호반건설은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 중앙공원 1·2지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18년 말 중앙공원 1·2지구 우선협상대상자가 기존 광주도시공사와 금호산업에서 한양과 호반건설로 각각 바뀐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지난 해 4월 광주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작년 11월 21일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인 한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수사가 광주시청이나 광주시 고위 공무원들을 넘어 건설사까지 확대된 것이다.

검찰은 이어 작년 12월 4일에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호반건설 본사도 압수수색을 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해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실적이 700억 원에 그치며 2018년 9000억 원에 비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이 매출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도 세다면 IPO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성장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이 점점 줄어들면서 도시정비사업 중요성이 커졌는데 지난 해 수주 부진은 향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서울 도시정비사업 진입의 포문을 열었던 성북구 보문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운영상의 문제로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한 뒤 무효소송를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보문5구역 재개발사업 공사비는 580억 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낮은 호반건설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따낸 정비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10대 건설사 진입 첫 해에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렀고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공정위와 검찰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고 있고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도 크게 줄어드는 등 주택사업 여건도 만만치 않다.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의 대표이사직에 대해 ‘해임’이라는 용어를 공시해 주목을 끈다. 사임은 스스로 그만두는 것이지만 해임은 잘못해서 책임을 묻는다는 뜻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이같은 해임 방식을 놓고 자녀들에 대한 편법 승계 및 내부거래 '꼼수' 의혹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견해도 나온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성이 좋고 매출이 높게 일어난다고 해도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이 매출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도가 세다면 IPO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병 등을 진행했을 뿐, 시중에서 떠도는 의혹처럼 일감몰아주기나 내부거래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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