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대표적 게임 개발사인 크래프톤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47)이 모교인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 100억원을 기부한다. 카이스트 동문의 기부금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크래프톤은 2018년 국내 4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등재됐다.
장 이사장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1·2기 위원장을 지냈다.
19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장 의장은 지난 18일 열린 총동문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발전기금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장 의장은 이 자리에서 "1990년대 말 아무도 창업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 속에서도 카이스트 은사님이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제게 창업을 격려해주셔서 오늘의 제가 있게 됐다"면서 "제 기부가 동문 발전기금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의장은 대구과학고를 졸업하고 1991년 KAIST에 입학, 전산학으로 학·석사 학위를 마쳤다. 이후 박사과정을 밟던 1997년 게임 개발사 네오위즈를 공동창업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에 뛰어들었다.
2005년에는 검색 전문업체 ‘첫눈’을 창업해 이듬해 NHN(현 네이버)에 매각했다.
2007년에는 게임 개발사 블루홀(현 크래프톤)과 벤처캐피탈 본엔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크래프톤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베그)를 제작했다.
장 의장은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에서 47위(1조 500억원 추산)에 올랐다.
크래프톤은 전 세계를 휩쓴 배그 열풍에 힘입어 2018년 매출액 1조1200억원, 영업이익 300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크래프톤 기업가치는 4조~5조원에 달한다.
장 의장이 지난해 말 4차산업혁명위원장에서 물러나 회사로 복귀한 것도 상장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동문 출신 가운데 100억원 이상 발전기금을 약정하거나 기부한 사람은 장 의장이 처음이다.
카이스트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억원을 기부한 것이 최고액이었다.
일반인 중에는 고 류근철 전 모스크바 국립공대 교수가 2008년 578억원, 정문술 미래산업 고문이 2001년과 2014년 515억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