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금성 벤츠女 사건 전말...‘훙싼다이(紅三代)’의 특권의식 비난 봇물
中 자금성 벤츠女 사건 전말...‘훙싼다이(紅三代)’의 특권의식 비난 봇물
  • 박미연 기자
  • 승인 2020.01.20 17:3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금성 들어가 인증샷 찍더니, 이번엔 시험문제 유포...대놓고 불법 저질러 시민들 분노
중국 자금성 내에 차를 타고 들어가 찍어 올린 사진
중국 자금성 내에 차를 타고 들어가 찍어 올린 사진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중국 베이징의 세계적 문화유산인 자금성(紫禁城)에 고급 외제차를 타고 들어가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여성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7일 한 여성이 태화문(太和門) 앞 광장에 벤츠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세우고 그 앞에서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사실을 20일 홍콩 명보 등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류사오바오 LL’이란 계정에 “휴관일인 월요일에 오니 인파도 없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는 글과 함께 올라왔다.

하지만 자금성은 198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2013년부터는 자금성 보호를 위해 모든 차량의 진입이 금지되었다.
 
2014년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과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외국 국가원수의 자금성 관람 때도 차량 진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일반인은 당연히 들어갈 수 없다.

논란이 커지자 자금성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해 “이 여성이 차를 몰고 자금성 내 진입한 것은 사실이며 향후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의 당사자 또한 웨이보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일부 지역은 차가 들어갈 수 있고, 내가 있던 곳은 주차장으로 주변에 몇 대의 차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질투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조의 말을 덧붙이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여성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

누리꾼들이 밝힌 이 여성의 이름은 가오루(高露), 에어차이나 전직 승무원이며 중국의 관광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여유국 국장을 역임한 허광웨이(何光暐)의 며느리로 알려졌다. 1930년대 교육자를 지낸 혁명 원로 허창궁(何長工)의 손자며느리이기도 하다.

혁명 원로의 3세를 일컫는 ‘훙싼다이(紅三代)’인 셈이다. 그의 배경이 밝혀지면서 중국 전역에서 혁명 원로의 2세인 ‘훙얼다이(紅二代)’에 이어 그 자녀 세대인 훙싼다이까지 특권 의식에 젖어 공공연하게 위법행위를 저지르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논란 재점화, 과거 시험문제 유출 이력 드러나

가오루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문제가 된 웨이보 사진과 글을 삭제했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고, 수사가 계속됐다.

이번에는 그가 대학원 재학 시절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휴대폰으로 촬영해 유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12년 가오루는 창춘(長春)이공대학에서 마르크스주의 전공 석사 과정을 밟던 중, 대학원 영어 학위 시험을 치르면서 휴대전화로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촬영했다. 이어 웨이보에 촬영한 사진과 함께 자신의 소회까지 적어 올렸다.

과거 휴대전화 반입을 넘어 촬영과 유포까지 했다는 사실에 중국 누리꾼들은 물론 교육계에서도 특권층의 위법과 부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다시 일었다.

창춘이공대학도 급히 조사에 착수한 후 성명을 내 “가오루가 학칙을 위반하고 휴대전화로 시험문제를 촬영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시 감독관이 이를 적발하지 못했지만, 가오루는 논문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석사 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태가 커지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논평을 내 이를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봉건 특권층의 사유재산이 아니라는 인식을 누군가 깨뜨리려 한다”며 “이번 사건을 철처하게 조사해 밝혀내지 않으면 ‘깨진 유리창’처럼 만회할 수 없는 신뢰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도 높여 말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상점이나 자동차의 깨진 유리창 등 사소한 일탈 행위를 방치하면 결국 법과 질서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면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편 가오루는 평소에도 웨이보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에 부를 과시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주 올리는 왕훙(인터넷 스타)으로 알려졌다. 10억 원이 넘는 고급 손목시계를 자랑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