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아주대 병원) 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2시간 동안 대면보고를 한 적이 있다. 장관 딸이 (아주대) 외상센터에서 근무해도 이따위로 하겠는가.”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이국종 교수가 보건복지부를 겨냥해 20일 “병원 측의 ‘뒷배’와 다름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교수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병원 측의 정부지원 예산 운용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을 때 복지부가 되레 병원 측과 몰래 연락하며 ‘원만한 해결’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외상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병원 고위층 모두가) 내가 그만두는 것을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 행복해진다’고 한다”며 “그만두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복지부 간부 A씨와 아주대병원 기획조정실장 B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문자가 오간 것은 지난해 11월 11일로, 이 교수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날로부터 한 달쯤 지난 시점이다.
메시지에서 A씨는 “상의 드린 병상 관련 사항은 금주 중으로 조치계획 등 명확히 원내의 입장을 정리해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원만히 원내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B씨는 이를 한상욱 아주대병원 병원장에게 보내면서 “일전에 방문했던 A씨가 아무래도 윗선 압박을 받는 모양입니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한 병원장이 지난해 11월 닥터헬기 운영과 관련된 회의에서 이 메시지를 보여줬다”며 “‘니가 날고 뛰어봐야 소용없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서 배정한 간호사 증원 예산의 절반을 병원 측이 기존 간호 인력들의 임금 지급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그는 인력 및 병실 부족 문제를 꾸준히 언급했다.
복지부는 곧 바로 현장점검에 나섰고, 이후 원활한 병실 배정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병원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교수는 복지부 관계자가 뒤에서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고 있었다며 “복지부 과장이란 사람이 기획조정실장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나만 X신을 만들었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