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에 유통업계 초긴장…면세점-편의점 ‘희비교차’ 
‘우한 폐렴’ 공포에 유통업계 초긴장…면세점-편의점 ‘희비교차’ 
  • 이선영 기자
  • 승인 2020.01.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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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면세점은 위기 직면…소셜커머스서 마스크 판매량, 일주일 새 4380% 급증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얼마 전까지 유통업계에 불던 훈풍이 다시 찬바람으로 바뀌었다.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우한 폐렴' 공포로 중국 당국이 해외 단체 관광을 금지하면서 급감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내 확진자도 점차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백화점, 면세점 등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방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28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1주일 전(1월 14~20일)에 비해 438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간에 비해서도 2044%나 증가해 우한 폐렴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G마켓, 쿠팡, 위메프 같은 소셜커머스 외에 편의점에서도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나 일부 점포의 경우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CU에서는 최근 일주일 간 마스크 판매량이 전월 대비 무려 10.4배나 급증했고, 세븐일레븐에선 지난 24~27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1%나 늘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도 마스크 판매량은 최근 일주일간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했다.

CU 측은 "일반적으로 편의점 마스크의 경우 겨울철에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평소 대비 5~8배 가량 매출이 증가한다"면서 "설 연휴 기간 동안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그 증가폭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손 씻기 등 우한 폐렴 예방수칙을 강조하면서 다른 위생용품들의 매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CU에 따르면 입과 목을 헹구는 가글용품은 162.2%, 세균 제거를 위한 손세정제 매출은 121.8% 신장했다. 비누와 바디워시도 각각 74.6%, 30.9% 매출이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손소독제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4.5배, 전주 동요일 대비 222.4% 늘었다.

온라인몰에서도 핸드워시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핸드워시 전체 판매량은 최근 일주일간 전년 동기 대비 2557%, 전주 대비 1673% 늘었고, 특히 액상형 손세정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410%, 전주 대비 7004%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우한 폐렴의 증상이 기침, 발열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해 명절 연휴 편의점에서 감기약과 해열제의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

CU에서 명절 연휴 안전상비의약품의 매출은 242.5%나 상승했다. 이 중 감기약은 250.2%, 해열제는 181.8%로 일반적으로 명절 연휴 기간 매출지수가 높은 소화제(93.3%)보다 월등히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명절 연휴 동안 전국적으로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공항, 터미널, 휴게소 등에서는 마스크가 품절이 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면서 "특히 약국과 병원이 문을 닫아 경미한 증상에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감기약 등 안전상비의약품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 등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한 관계자가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들에게 발열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관광·유통업계에서는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한중 양국 정부는 올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면서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풀리길 기대했으나, ‘우한 폐렴’ 직격탄을 맞으면서 특수를 누리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면세점 업계는 중국인 매출이 70%가 넘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매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들도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국내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야외활동이 줄면 유통업계는 물론 숙박·외식, 도소매업, 스포츠 등 서비스업종의 피해가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메르스보다는 높고 사스보단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어 유통업계도 감염 확산보다 소비심리 위축을 문제로 꼽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번 사스나 메르스 당시엔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꺼리면서 특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나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중국의 빠른 대처로 국내로의 감염 확산 위험은 이전 전염병에 비해 낮지만 소비 심리 위축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메르스 발생 직후인 2015년 6월 백화점 매출은 12%, 대형마트는 10% 감소했다. 메르스 피해가 확산됐던 2015년 2분기 GDP 역시 전분기 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1분기(0.9%)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당시 정부는 경기둔화, 가뭄 대응을 위해 1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메르스 대응 및 피해업종 지원은 2조5000억원 규모)을 편성하기도 했다. 사스 충격은 더 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03년 확산된 사스가 그 해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0.2%)을 1%포인트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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