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대한항공, 너마저…”
지난 해 3분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이 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렇다면 모든 항공사들이 적자 행진을 하는 셈이 된다.
저가항공사들의 대거 진입으로 출혈 경쟁이 이어진 상황에서 ‘NO재팬’의 영향으로 일본 노선이 바닥을 헤맨 탓이 컸다.
여기에다 ‘우한 폐렴'이라는 대형악재까지 덮쳤다. 항공업계에 위기감이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5억 원이다.
하지만 올 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는 대한항공도 4분기에는 300억원 안팎의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96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하지만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6% 급감한 수준이었다.
적자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893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외에도 진에어(-305억 원), 제주항공(-408억 원), 티웨이항공(-254억 원), 에어부산(-259억 원) 역시 적자가 예상된다.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시위 등으로 단거리 노선이 부진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화물 부문 역시 운임 하락을 동반한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우한 폐렴'으로 중국 노선에도 차질이 생긴 상태다. 현재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또 신규 진입하는 항공사들로 인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플라이강원이 취항한 데 이어 올해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과 홍콩 노선 수요 부진, 동남아시아와 중국 노선 경쟁 심화에 따라 대한항공도 적자로 돌아섰을 것”이라며 "화물 수송도 전 분기보다는 하락 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화물 운임의 경우 전 분기보다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동남아와 중국 노선이 전년 대비 각각 21.1%, 31.9% 성장했지만, 일본 노선 여객 감소 폭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고수익 일본 노선 매출 감소에다 동남아를 비롯한 타 노선 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로 전반적인 여객 운임이 하락했다"고 적자 원인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