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생명보험사가 전화, 인터넷 등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비대면 직판채널이 부진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도입 초기 생명보험 직판채널이 미래 주력 보험판매채널이 될 것이라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3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생명보험 비대면 직판채널 성과 부진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보험(초회보험료 기준) 비대면채널 비중은 2017년 기준 1.4%에 불과했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성장률을 분석해도 비대면 채널은 1.9% 성장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면 채널이 7.7%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선호도에서도 대면 채널이 비대면 채널을 훨씬 앞섰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비대면 채널 선호도는 20대 39.5%, 30대 26.9%, 40대 7.2%, 50대 2.7%, 60대 3.1%로 나타났다.
반면, 대면 채널 선호도는 20대 59.5%, 30대 71.7%, 40대 79.4%, 50대 86.3%, 60대 88.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대면 직판채널의 영업실적 부진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직판채널 판매 비중은 2009년 미국 4%, 유럽 평균 12.2%이었으나, 2017년에는 미국 6%, 유럽 평균 11.8%로 소폭 상승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성장해 그 이외 분야에서는 미미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직판채널이 보험소비자에게 주요 판매채널로 인식되지 못했다는 점, 직판채널에서 사용하는 사업 모형과 판매상품이 혁신적이지 못했다는 점 등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보험시장에서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낸 직판 보험회사가 단 10%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보험소비자들이 직판채널을 실질적인 상품 구입경로로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맥킨지앤컴퍼니의 분석이다.
권오경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많은 보험사가 기존 사업모형과 상품을 답습하는데 머물러 있어 혁신적인 보험 상품과 프로세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연구원은 이어 “향후 온라인 보험 산업 규모 확대가 전망됨에 따라 생명보험회사는 직판 채널 보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멀티채널 환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