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수사 이재용 소환 임박…최지성 검찰 출두
‘삼성물산 합병’ 수사 이재용 소환 임박…최지성 검찰 출두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0.02.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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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지배력 강화 위해 삼성물산 주가 고의로 낮춰는 지 집중 추궁
삼성바이오 사건과 함께 수사 막바지…장충기 전 사장 3번째 소환
4일 검찰에 소환된 최지성 옛 삼성미래전략실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검찰이 4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이의 부당 합병 의혹과 관련해 최지성(69) 옛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삼성물산의 주가를 고의적으로 낮췄는지 등이 조사의 핵심이다. 

최 전 실장은 2012년부터 5년 동안 미전실장을 이끌었으며, 2017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퇴사하기 전까지 삼성그룹의 '2인자'로 불렸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다.

최 전 실장이 조사를 받음에 따라 ‘최종수혜자’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이날 오전 최 전 실장을 불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그룹 수뇌부 의사결정 전반에 대해 캐물었다. 

검찰은 최 전 실장이 미전실장으로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지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4일 3번째 소환 조사를 받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연합뉴스

검찰은 이날 장충기(66) 전 미전실 차장(사장)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장 전 차장은 최 전 실장을 보좌하며 미전실을 이끌었던 핵심 간부로 지난 달 20일과 29일에도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검찰은 올해 들어 김신(63) 전 삼성물산 대표와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간부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합병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직전 삼성물산 회사가치의 비정상적 하락은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 미전실이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3조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5년 5월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두 회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같은 해 7월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최종 통과되며 합병은 성사됐다.

합병으로 인해 제일모직의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그러나 미전실의 주도 아래 삼성물산이 해외 공사 수주와 같은 호재성 정보를 숨기는 등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고의로 낮춰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합병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무렵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을 23.2% 보유했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아 삼성물산의 주가가 낮을수록 이 부회장에게는 유리한 구조였다.

삼성물산이 주가를 고의로 낮춘 대표적 사례로는 그 해 초부터 신규주택 공급을 줄이고, 국외 건설사업 일부는 삼성엔지니어링에 넘긴 조치가 꼽힌다. 

삼성물산은 그해 5월 2조원 규모의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하고도, 이를 합병 직후에야 공개했다. 

삼성물산이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매각한다는 소문도 나돌았고, 이에 따라 그 해 상반기 다른 대형 건설사 주가는 20∼30%씩 올랐지만 삼성물산 주가만 10% 가까이 떨어졌다.

여기에다 삼성바이오가 회계장부에서 콜옵션을 고의로 누락하는 '분식회계'를 통해 삼성바이오 가치를 부풀리고 이를 통해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였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번 수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삼바의 분식회계는 이재용 회장이 23.2%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기업승계, 즉 지배력강화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을 조작하려는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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