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속 '준전세' 확산...세입자 ‘울며 겨자 먹기’ 울상
전세난 속 '준전세' 확산...세입자 ‘울며 겨자 먹기’ 울상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2.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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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저금리 기조에 월세 선호…서울시내 준전세 점유율 두 자릿수로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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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서울시내 아파트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전세에 월 임대료를 얹어서 내는 ‘준전세’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운용하기 어려운 데다 보유세 증가로 주택 보유 부담마저 커지자 준전세 계약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세입자는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운데다 전세대출제한 조치로 목돈 마련도 힘들어져 울며 겨자 먹기로 준전세 흐름에 따를 수밖에 없다. 

7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월세 계약 7001건 중 준전세가 866건(12.4%)으로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서울시가 정한 준전세 기준은 보증금이 월세의 20년 치를 초과하는 경우다. 즉,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넘으면 준전세로 분류한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 이하면 준월세(12~240배) 또는 월세(12배 이하)로 분류한다. 

서울 아파트 준전세 계약 비중은 지난해 9~10월 평균 9%대를 유지하다 12월 14.4%로 급증했다. 1월 통계는 집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12.4%를 유지하고 있다. 

2월에도 초반 집계로는 11.3%를 차지해 계속 두 자릿수 점유율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처럼 반전세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세 주택 공급이 수요보다 적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3월 103.8을 기록했으며, 지난 달 154.4까지 치솟았다. 100보다 크면 전세 공급이 수요보다 적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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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전셋값도 덩달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집주인으로서는 저금리 기조 속에 전세금을 적당히 굴릴 방법이 없다보니 월세 이익이 더 낫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세에서 준전세로 전환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감정원 조사에서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환산하는 전·월세 전환율은 12월 기준 4%로 2~3% 아래인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주택공시가격 상승 등으로 고가주택·다주택 소유자의 주택 보유세가 크게 오르면서 준전세 전환 현상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집주인들이 세금 부담이 커지자, 이를 메꿀 수단으로 월세 수입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결국 세입자들의 출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준전세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12·16 부동산대책 여파로 매매 대출까지 묶인 상황에서 전세 공급은 그대로지만 그 수요만 늘고 있는 상황이다. 

김규정 NH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난이 계속되고 집주인들이 세금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 준전세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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