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공회의소 회장, “신종 코로나, 사스·메르스보다 큰 피해 우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면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처럼 국내 여행객이 최대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 충남연구원은 최근 '충남경제 이슈보고서'를 작성해 충남도에 신종코로나 사태에 따른 지역경제 대응 방향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통계를 근거로 신종코로나가 지역 사회에 전파돼 장기화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관광 산업이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관광연구원이 조사한 국내 관광통계를 보면 2014년 6월 국내 주요 관광지 여행객은 1989만명으로 집계됐지만, 메르스가 지역사회에 확산해 절정을 보인 2015년 6월 국내 여행객은 1193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0%, 800만명 가까이 급감했다.
국내 여행객은 2015년 7월에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고, 8월이 돼서야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메르스 영향으로 2개월 정도 국내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된 셈이다.
연구원은 신종코로나가 지역사회에 전파돼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메르스 사태와 유사하게 국내 여행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6개월 지속하면 국내 여행객이 최대 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충남 경제에 미치는 피해로 생산액 1조4000억원·부가가치액 4780억원이 감소하고, 관련 산업이 위축돼 1만2584명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중국 관광객 입국 제한으로 외국 관광객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메르스가 확산한 2015년 6월, 7월, 8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 53%, 26% 감소했다. 3개월 동안 외국인 관광객 160만명이 발길을 끊었다.
충남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입국 제한이 6개월 지속되면 도내 생산액 5290억원, 부가가치액 172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설 연휴이후 국내외 관광객 5천명이 신종코로나 여파로 충남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연구원은 관광객이 감소하면 도내 숙박·음식점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018년 기준 도내 숙박업소와 음식점은 90%가 종사자 5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연구원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사태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0.7∼1.1% 하락할 수 있다는 중국 내 발표를 근거로 중국과 국내 산업 연관성을 고려해 파급효과를 산출했다"면서 "도내 관광·소비 진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과거 감염병들보다 큰 피해를 가져올 것 같다"면서 "발 빠른 사태 수습이 우리 기업들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며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정부에 제안했다.
또 박 회장은 중국 관광객이 602만 명에 달하는 현재 상황에서 중국 현지 공장이 멈춰 서고 왕래가 끊기면서, 수출 감소세가 호전되던 추세도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내 활력 역시 단기간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