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번 총선은 참 예측하기 어렵다. 변수가 너무 많은 까닭이다. 어느 당이 제1당이 될까. 민주당이 다소 우세할 것으로 보였지만, 중간 중간 헛발질을 많이 해 안심할 수 없을 듯하다. 그렇다고 야당이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조금 더 있어봐야 총선 기상도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야권 통합도 잡음이 꽤 들린다. 총선은 분열하고, 대선은 뭉친다는 속설이 들어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갤럽이 재미 있는 여론 조사 결과를 내놨다. 유권자들에게 여야 어느 쪽이 이길 것 같으냐고 물었다. 야당 45%로 여당 43%보다 2%포인트 더 높다. 이는 예상을 깬 변화다. 여당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최근 정부여당의 실정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추미애의 헛발질, 민주당의 인재 영입도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1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현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정부견제론)이 45%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43%)는 응답보다 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는 '모름·응답거절'이었다. 정권심판이 더 먹힌 셈이다. 나도 황교안이 이낙연과 종로 대결서 정권심판론을 꺼낼 것을 주장한 바 있다. 바로 이낙연이 아니라 문재인과 대결한다는 구도를 그릴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힌국갤럽의 한달 전(1월 7~9일) 조사에서는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49%)는 응답이 '야당이 승리해야 한다'(37%)는 응답보다 12%포인트 많았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야당심판론은 6%포인트 줄었고, 정부심판론은 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연령별로는 30·40대에서는 '여당 승리', 60대 이상에서는 '야당 승리'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다. 20대와 50대에서는 야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이 이겨야 한다는 의견보다 각각 4%포인트, 7%포인트 높았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20대다. 이들이 야당을 더 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른바 정권심판론이 한달 사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중도층 다수가 정부·여당에서 이반한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중도층에서는 여당 승리(39%)보다 야당 승리(50%)가 11%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조사(여당 승리 52%, 야당 승리 37%) 때와 정반대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도 여당 승리 18%, 야당 승리 49%로 나타났다. 지난달 조사에선 여당 승리 29%, 야당 승리 40%였다.
이 같은 조사에 민주당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게다. 지금까지 앞서 있다고 생각했는데 뒤집혔기 때문이다.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SNS에서는 ‘#민주당만_빼고’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밉보여서다. 오는 4월 15일 선거 때까지도 번질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자초한 결과다. 칼럼으로 정부여당을 비판했다고 고발하니, 국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 비록 취하는 했지만, 그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