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사 대상이 아니었고, 접촉한 적도 없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49)가 주가조작 의혹으로 경찰 내사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경찰은 “김씨는 내사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17일 “제보를 받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한 내사는 진행했지만 김씨는 내사 대상이 아니고 접촉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이날 2013년 당시 경찰 내사보고서를 인용해 권 회장이 2010년과 2011년 주식 시장에서 ‘선수’로 활동하던 이모씨와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내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 부인 김씨도 주가조작에 ‘전주’로 참여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증권 계좌, 현금 10억원을 이 씨에게 맡긴 정황을 경찰이 포착했다는 것이다. 당시는 김 씨가 윤총장과 결혼하기 2년 전이었다.
이 관계자는 “김씨는 제보 내용에 나온 여러 이름 중 하나다. 내사 대상인 권 회장 등의 혐의가 확인돼야 김씨도 접촉해볼 텐데 증거가 없고 제보자의 진술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협조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당시 도이치모터스는 시가 총액이 2000억 원에 이르는 코스닥 상장사다. 독일 자동차 BMW의 국내 수입 판매권을 가진 ‘딜러’ 중 하나이며 또 다른 독일 자동차인 ‘미니’에 대해서는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권오수 회장은 도이치모터스를 145억 원을 들여 2009년 우회상장을 시켰는데 상장 첫날 주당 9000원이던 주가가 1년도 안 돼 2000원 아래로까지 급락하면서 이 씨와 함께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경찰이 이를 내사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권 회장에 대한 내사는 2013년 3월에 시작해 그 해 10월 중지됐다. 금감원이 경찰에 금융거래 자료를 협조해주지 않았고 제보자도 더 이상 진술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시 제보자는 경찰이 추가 진술을 거듭 요청하자 거부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까지 넣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권 회장이 이씨에게 소개시켜 줬다는 주주 양모씨와 접촉했지만 혐의를 확인할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자의 말뿐이고 증거가 없어 영장도 신청하지 못하고 내사를 종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윤 총장보다 12살 어린 김 씨는 2012년에 결혼식을 올렸다. 53세인 윤 총장도, 41세인 김 씨도 초혼이었다. 이들은 이듬해에 딸을 얻었다.
김 씨는 2007년 설립된 ‘코바나컨텐츠’ 대표이사 직을 맡고 있다.
코바나컨텐츠는 문화예술기업으로 2008년 '까르띠에 소장품전'을 열면서 이름을 처음 알렸고, 2010년 이후에는 굵직굵직한 전시를 잇달아 기획했다. '색채의 마술사 샤갈 전'(2010∼2011) '마크 리부 사진전'(2012) '점핑 위드 러브 전'(2014) 등이다.
업계에서는 김 씨에 대해 “추진력 있고 일에 대해서도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 씨는 상당한 자산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윤 총장의 재산은 지난 해 말 기준 65억9077만 원으로 알려졌는데, 그 중 본인 예금은 2억1400만원, 부인 예금은 49억7200만 원으로 대부분의 재산이 김 씨 소유이다.
김 씨는 신고가액 12억원의 서울 서초동 주상복합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