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회장의 '자충수'?...KCC, 모멘티브 인수로 반전 노리다 '비상사태'
정몽진 회장의 '자충수'?...KCC, 모멘티브 인수로 반전 노리다 '비상사태'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0.02.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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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국내 건설자재 사업, 실리콘 신소재로 주력 전환...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급전직하'
5년치 투자 한 번에 몰아 모멘티브 인수, 아직 성과 없는데 코로나 19 등 글로벌 악재까지
정몽진 KCC회장
정몽진 KCC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지난 18일 KCC가 배당규모를 대폭 축소해 그 배경이 무엇인지와 함께 올해 KCC의 전망이 어떨 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KCC는 전부터 배당이 후하기로 유명했다. KCC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690~790억 원 수준의 배당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 2018년에 순손실 231억원이 났을 때도 배당률을 바꾸지 않고 기말배당금을 2017년과 같은 787억 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보통주 1주당 4500원, 전체 443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전년도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수십년 동안 유지해오던 배당 기조가 올해 갑자기 바뀐 것은 KCC의 재무구조가 크게 취약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몽진 KCC회장은 지난 해 실리콘 업계 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 (이하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KCC의 주력 분야를 신산업 소재로 바꾸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모멘티브 인수 금액은 30억 달러(3조 6천억원)로 국내에서 진행된 해외 기업 인수 사례 중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여서 인수 당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다우듀퐁, 배커 차지를 이어 세계 3위 실리콘 소재 기업인 모멘티브
다우듀퐁, 배커 케미를 이어 세계 3위 실리콘 소재 기업인 모멘티브

정몽진 KCC회장, 작년 실리콘 업계 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  인수

KCC는 전체를 인수하려다 재무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인수 금액의 45%를 부담했다. 나머지 55%는 재무적 투자자인 SJL파트너스 등이 나눠 부담했다.

KCC의 모멘티브 인수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분분했다. 유안타 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는 모멘티브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KCC의 목표주가를 45만원대로 올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았다. 인수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아 ‘상투’를 잡고 모멘티브를 인수했다는 지적도 나왔으며 KCC의 재무상황이 불안정해져서 신용등급 하락과 주가하락을 예상하는 견해도 나왔다.

당시 KCC는 5년치에 해당하는 투자를 모멘티브에 한 번에 몰아서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재무적인 부담이 컸으리라는 것은 당연한 추측이다.

KCC가 부담을 무릅쓰고 모멘티브를 인수한 배경에는 건설 자재 산업이 주력인 KCC가 국내 건설 경기 부진 등 경기 위축으로 향후 몇 년 동안 실적 반등 전망이 거의 없어 이 참에 아예 글로벌 신소재 사업, 즉 실리콘 사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KCC로서는 모멘티브의 실리콘 사업의 실적이 어떠냐에 따라 KCC라는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모멘티브의 성과는 KCC의 기업 전망에 결정적인, 약간 과정하자면 유일한, 변수라고 할 수도 있다.

당시 불길한 징조 중의 하나는 모멘티브 인수합병을 위한 컨소시엄의 주축인 SJL파트너스의 박기찬 부대표가 석연찮은 이유로 지난해 말 SJL파트너스를 떠난 것이다.

당시 업계의 소식통에 따르면 모멘티브는 실적이 다소 줄더라도 기업공개(IPO)나 SJL파트너스의 자금 회수에는 큰 영향이 없어 박기찬 부대표가 잠시 더 버티면 성과 보수를 챙겨갈 수 있었는데도 회사를 떠난 이유는 모멘티브에 대한 기대가 낮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KCC의 미래, 모멘티브 실적에 좌우...그러나 모멘티브 성적은 기대 이하, 글로벌 경기전망까지 안 도와줘

모멘티브의 실적은 아직까지 신통치 않다. 2018년 9월 이후 지금까지 주가는 계속 횡보하며 별다른 반등의 모습도 없다. KCC가 인수를 결정한 중요한 자료가 됐던 2018년의 모멘티브 실적은 일시적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멘티브는 2018년에 4억달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글로벌 호경기와 전방산업 호황 덕이었다. 그러나 2018년 하반기 부터는 미중무역전쟁의 여파로 글로벌경기가 꼭지점을 찍고 하향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멘티브는 부품 소재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아마도 KCC측으로서는 2020년은 미국선거를 앞두고 미중무역협상이 개시될 것으로 보았을 것이고 경기가 반전한다고 보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거의 대부분의 경제연구소들이 2020년은 국제경기가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 정부도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전년보다 0.4%p 상승한 2.4%로 전망하기도 했다.

미중무역협상에 속지 말라는 특집기사를 낸 이코노미스트지 신년호 표지
미중무역협상에 속지 말라는 특집기사를 낸 이코노미스트지 신년호 표지

그러나 국제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착오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최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미중무역협상에 대해서 속지 말라는 신년호 특집기사를 내기도 했다.

"Don’t be fooled by the trade deal between America and China"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과 중국의 두 슈퍼파워가 미래 패권을 놓고 다루는 전쟁에서 관계국들이 얼마나 그 피해를 부담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 경기 회복이 생각만큼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그러니 기대하지 말고 속지 말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더 결정적인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코로나19 사태다. 이로 인해 세계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

모멘티브의 실적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실리콘 업계 1위, 2위인 다우듀퐁(DowDuPont. Inc)과 배커캐미 (Wacker Chemie)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들의 주가는 2018년 이래 계속 추락 중이고 현재도 추락 중이다.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KCC 주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KCC 주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7일 KCC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45만원을 기대하던 KCC의 주가는 20일 현재 21만원으로 폭락한 상태다. 현재 글로벌 경기 상황으로 보았을 때 앞으로 주가는 더 추락할 여지도 많다.

글로벌 실리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지만 적어도 올해 2020년은 KCC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장 재무구조 건전성 확보가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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