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지금 모든 국민이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구‧경북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지역도 전전긍긍한다. 급기야 20일에는 사망자도 나왔다. 어차피 사망자는 나오게 되어 있다. 모든 환자가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사망자가 잇따를 경우 국민들에게 다가오는 중압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유일한 희망이 있다. TV조선의 미스터트롯, 그 중에서 정동원이가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주 목요일 밤 방송한다. 어제도 그랬다. 지인들과 모처럼 저녁 약속이 있어 강남에 나갔는데 아내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지금 미스터트롯을 하고 있는데 왜 아직껏 안 들어오느냐고 했다. 평소보다 많은 얘기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저녁 7시에 만났는데 밤 10시 넘어 헤어졌으니 말이다.
집에 돌아오니까 10시 45분쯤 됐다. 그 때부터 나도 아내, 아들과 함께 TV를 봤다. 내가 TV 앞에 앉는 것은 동원이가 나오는 것을 보기 위해서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던지 동원이는 자정 조금 넘어 나왔다. 동원이는 14명이 겨루는 준결승에 올라갔다. 꼬마는 동원이가 유일하다. 형들, 삼촌들 사이에 끼어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다. 그러나 실력만큼은 그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벌써부터 동원이가 우승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나도 그 중의 하나다.
동원이는 행동 하나 하나가 이쁘다. 노래가 끝난 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는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다. 색소폰 연주는 덤.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를 할 때는 14살 어린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의젓하다. 어른들 뺨친다. 대한민국서 동원이를 능가하는 어린이는 없을 듯하다. 따라서 독보적이다. 국보급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 새벽 부른 노래는 남진의 ‘우수’. 나도 그런 노래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그러나 동원이가 부르니까 명곡이 됐다. 그동안 동원이의 ‘보릿고개’에 흠뻑 빠져 있었는데 우수 역시 좋았다. 원곡 가수 남진이 레전드로 나왔다. 남진이 22살 때인 1967년에 부른 노래라고 했다. 노래를 부르기 전 남진한테 원 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천재는 그것을 바로 습득했다. 남진 앞에서 정말 멋지게 불렀다.
“저보다 더 감정을 넣어 잘 부르네요”. 남진의 평이다. 동원이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신기한 재주가 있다. 동원이 나이에 이 노래를 소화하기 어렵다 . 어른들도 부르기 쉬운 노래가 아니다. 거기다가 감정까지 잡으니 어느 곳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며 마스터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 곡 역시 동원이보다 잘 부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동원이도 애국자다. 시름에 빠져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다. 동원이가 자라온 과정도 감동을 더해 준다. “지금 정치는 썩어가고 동원 트롯 노래 때문에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이 많을 듯 하다. 동원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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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