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엎친데덮친격' 유가전쟁까지...세계경제 '휘청'
코로나19에 '엎친데덮친격' 유가전쟁까지...세계경제 '휘청'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3.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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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대규모 증산으로 원유가 31.5% 폭락…배럴당 20달러까지 추락 전망 잇따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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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국제 유가가 하루 사이 30% 넘게 추락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라아비아가 원유 감산에 반대한 러시아에 대한 보복차원으로 원유 가격 인하 및 대규모 증산 계획을 발표하자, 가뜩이나 코로나 19 확산으로 얼어붙어 있던 세계 석유시장이 대혼돈에 빠진 것이다.

8일 (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 브렌트 원유 선물거래가격은 배럴당 31.02달러로, 전날 대비 배럴당 14.25달러(31.5%)나 대폭락했다. 1991년 1월 17일 걸프전쟁 이후 최대 폭락이자, 2016년 2월 12일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29년 전 걸프전쟁 당시 유가는 전쟁 국면에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날 국제 석유거래시장이 열리기 직전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4월부터 원유 공급판매가격을 20% 전격 인하하고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0만 배럴 이상 대폭 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대규모 원유 감산을 거부한 러시아에 대한 단호한 보복 차원이다.

앞서 코로나 19 확산 여파에 따른 경제 '쇼크'로 국제 원유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감축' 협상을 제안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러시아가 원유를 감산해봐야 미국 셰일가스 기업만 이득이라며 반대에 나서면서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산유국들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되자 원유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사우디가 '전격 가격인하 및 증산 선언'을 선포함과 동시에 사우디와 러시아가 원유 가격인하 및 증산 전쟁 양상에 돌입하자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하며 휘청거리고 있던 국제원유 거래시장이 걸프전쟁 충격 당시의 폭락세를 연출했다.

RBC캐피탈마켓의 글로벌 상품전략분석가 헬리마 크로프트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제한적이고 전술적인 원유가격 전쟁에 돌입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사우디의 오늘 행동은 산유국들의 재정 건전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저유가 시대 장기화를 초래할 것이다. 정치적 및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사우디는 앞으로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당장 4월부터 산유국 사이에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증산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감산에 따른 가격 안정에 실패한 산유국들이 원유를 많이 팔아 재정 수요를 맞추려 한다면 유가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과거 엑손모빌에서 중동 관련 자문을 하던 알리 케데리는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감산 합의가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번 합의 실패는) 지정학적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다"면서 "배럴당 20달러대로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국제유가가 20달러 선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짙은 가운데 산유국들이 벌이는 ‘치킨게임'이 가세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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