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잡을 컨트롤타워, 전문가 집단에 맡겨라
코로나 잡을 컨트롤타워, 전문가 집단에 맡겨라
  • 류동길
  • 승인 2020.03.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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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흔들린다. 일상생활이 흐트러지고 모든 활동이 멈춰 섰다. 3월 10일 현재 총 109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어 한국은 전 세계의 기피대상국이 돼있다. 이제 일본까지 한국인의 입국을 막고 나섰다. 미국이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늘어난다. 대구·경북 지역은 전쟁터가 돼 주민들과 의료진이 사투를 펼치는 모습은 눈물겹다. 전국 각 지역으로 번지고 있는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인 국민은 별다른 대책 없이 마스크 사려고 긴 줄을 선다.

이번 사태는 미리 막지 못했더라도 확산 또는 악화를 최소화할 수는 있었다. 방역의 기본은 감염원 차단인데 정부는 의사협회·감염학회를 비롯한 각계의 요구를 듣지 않았고,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의 “곧 종식”이라는 발언은 사태를 악화시켰다. 세계 각국은 중국인 입국을 막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시진핑의 방한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해서였다. 그런데 중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거절하기 시작했다. 중국 거주 한국인이 밖으로 못 나오도록 주민들이 현관을 각목으로 막고 못질을 했다는 중국발 뉴스도 있었다. 중국에는 말 한마디 못하다가 일본이 한국인 입국을 통제하자 즉각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맞대응에 나선다. 중국에는 말 못해도 일본에만 강하면 된다는 것인가.

코로나사태를 두고 오고간 말들도 한심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바이러스 확산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때문”이라며 속 터지는 말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확진자 수가 느는 것은 국가 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골을 못 넣어 경기에 졌지만 패스는 잘했다는 축구감독의 말처럼 허무하게 들린다. 어느 방송인은 코로나사태는 “대구사태”라고 하고. “대구를 손절해도 된다”고 막말하는 사람 아닌 사람도 있다. 코로나사태를 두고 신천지교회와 특정 정당과의 관련설 등을 거듭 퍼뜨리기도 한다.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꼼수이자 정치적 접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마스크 대란으로 번진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당국은 마스크의 공급 상황도 모르면서 “KF 94이상의 고품질 마스크를 꼭 써야”⟶“방한용 마스크를 써도 돼”⟶“마스크 3일 써도 되고 안 써도 돼”⟶“마스크보다 거리두기가 효과적”이라며 계속 말을 바꿨다. 마스크 공급이 부족하니 국민의 협조와 양해를 바란다고 해야 했다. 마스크 몇 장 사려고 4~5시간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졌고 다시 1주일에 2개씩만 살 수 있는 배급제까지 등장했다.

‘마스크 대란’은 한심한 일이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에게 사과할 일은 아니었다고 본다. 대통령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마스크 문제까지 챙길 일인가. 대통령은 초기대응과 방역실패에 대해서 사과해야 했다. 외교는 외교이고 방역은 방역인데 중국인 입국통제를 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중국과의 관계가 아무리 중요하다해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모든 국력을 쏟아 방역대책 마련에 ‘올인’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병상을 확보하고 의료관련 용품과 장비 부족 해소 등 현장의 어려움을 푸는 일이 급하다. 그런데도 박능후 장관에 이어 대통령은 초기 대응에 실패한 사실은 잊었는지 “한국은 코로나19 방역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방역은 아무리 철저히 해도 부족한 법인데 지금 그런 현실인식을 할 때인가. 마스크 문제 하나 제대로 못 풀면서 무슨 모범사례 타령인가.

2011년 5월 미국 백악관 상황실에서 빈라덴 사살작전을 지켜보는 사진 한 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실무적으로 작전을 지휘하는 연합특수전사령부 부사령관에게 중앙좌석을 내어주고 자신은 다소 뒤에 떨어진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진이었다. 이처럼 풀어야할 문제에 따라 중앙좌석에 앉아야 할 사람은 문제해결의 실질적인 책임자여야지 고위직이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잡는 일은 전문가가 운영하는 컨트롤타워에 맡기고 행정은 이를 지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코로나사태를 틈타 인기 관리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치와 행정에 번져있는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일도 우리의 과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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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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