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TNS측 "전혀 사실과 다르다" 해명...崔 회장, 작년부터 ‘행복경영’ 선언, 기업 경영의 최고 가치로 삼아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SK그룹의 건설, 통신 쪽 계열사인 SK TNS에서 갑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갑이 제 발목에 달아놓은 GPS 좀 떼어주세요”라는 충격적인 내용의 호소가 올라왔다. SK TNS가 협력업체 직원의 차량에 강제적으로 GPS를 설치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해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는 내용이다.
SK TNS는 지난 2015년 SK건설에서 물적 분할된 SK그룹 계열사로서 ICT인프라 구축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회사다. 현재 국내에서 정보통신시공능력 평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 TNS의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SK TNS 지사장이 협력업체 직원을 철저하게 감시하라는 지시가 있은 후 부터 감시가 너무 심해졌다”고 말했다.
청원자는 “SK TNS측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의 차량에 GPS 를 달아놓고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위치를 파악한다”며 “차량 위치는 물론이고 차량 속도, 과속유무, 이동경로, GPS ON/OFF 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서 실시간으로 보낸다”며 프라이버시 침해가 극심하다고 알렸다.
청원자의 주장에 따르면 차량에 GPS설치를 할 때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있었지만 형식적이었으며 거부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실상 강제로 이뤄졌다고 한다.
청원자는 “SK TNS로부터 GPS 설치에 대해 동의를 받을 때 '싸인(설치 동의)' 및 '사표 제출' 단 두 가지 안만을 제시받았을 뿐이다"며 실태를 고발했다.
뿐만 아니라 SK TNS측에서는 수시로 해고 협박까지 자행했다고 말했다. 청원자는 “주말에 쉬고 싶어도 못 쉽니다. 당연히 GPS OFF 주소가 집주소면 난리가 납니다. 바로 전화와서 "평가에 반영하겠다" " 일 그만두고 싶냐" "사장님 호출하겠다" 등등 갖은 협박을 합니다”라고 해고 협박을 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고 말했다.
청원자는 “하청업체니깐 갑질 당하는거 이미 익숙해져서 갠찮습니다. 그런데 정말 하루 종일 감시받고 항상 불안한 마음에 사는건 너무 힘듭니다. 제발 숨 좀 쉴 수 있게 이 GPS 좀 떼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SK TNS "운전을 하면서 과속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GPS설치하도록 했다"
청원 내용에 대해 SK TNS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들 차량에 GPS를 장착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순찰 감시 목적이라면 진짜로 우리가 잘못한 것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단순히 직원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GPS설치가 직원 안전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SK TNS 관계자는 “TNS 작업은 차량으로 이동을 많이 한다”며 “운전을 하면서 과속을 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과속 방지를 위해 GPS를 설치하도록 했다”고 답했다.
SK TNS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은 언제든지 GPS를 끌 수 있으며 GPS를 끈다고 해서 불이익이 없다”고 말했다.
SK TNS관계자는 “GPS설치는 모두 동의하에 이루어 진 것으로서 갑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SK TNS 본사에서는 정상적인 지침을 내렸을지라도 지사에서 이를 위반해서 갑질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SK TNS관계자는 잘라서 “그런 일은 없다”고 답했다.
또 동의서의 양식을 보여줄 수 있냐는 질문에 SK TNS 관계자는 “양식을 보여주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냥 일반적인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라고 말하고 “동의서에 '싸인(설치 동의)' 및 '사표 제출'이라는 선택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해부터 ‘행복경영’을 선언하며 행복을 기업 경영의 최고 가치로 삼았다. 최태원 회장은 행복경영에 대해 “우리 직원들의 행복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의 행복과 사회 전체의 행복까지도 함께 추구하는 경영”이라고 소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행복경영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해 1년 동안 ‘행복토크’ 행사를 직접 진행했다. 최태원 회장은 총 100회의 ‘행복토크’를 하는 동안 지구 한 바퀴와 맞먹는 3만 9,580Km를 이동했으며, 연인원 1만 1,400여명이 ‘행복토크’의 토론에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SK그룹의 여러 계열사에서 최근까지 수시로 벌어지는 갑질 논란에 최태원 회장의 ‘행복경영’은 결국 ‘보여주기식 경영’이 아닌가라는 핀잔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