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딸 민정씨 경영승계 ‘꼼수'...삼성식 ‘주식 뻥튀기기’ 의혹
서경배 회장, 딸 민정씨 경영승계 ‘꼼수'...삼성식 ‘주식 뻥튀기기’ 의혹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3.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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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핵심 계열사 이니스프리-에뛰드 지분 증여는 편법적인 탈세"...20일 아모레 주총 때 성토대상 될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이승훈 기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화장품, 의약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코로나19로 올해 실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오늘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승계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주식 가치 평가, 증여 시점 등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돼 오너 2세에서 3세로의 지분 증여 과정에서 겉으로는 합법적인 '꼼수(?)'를 동원, 사실상 편법적으로 탈세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주당 14만75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32%(3500원) 떨어졌다. 52주 최고가 24만5000원에 비해 9만7500원(39.79%)이나 빠진 것이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국내의 한 투자증권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2020년 사상 최대 매출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중국발 훈풍으로 대세 상승이 다시 시작이란 말이 나오고 있었으며 29만4,000원의 목표가가 책정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시가총액 11조에 코스피 27위에 있는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우리나라의 대장주 중 하나이며, 거래량 또한 엄청나다.

하지만 지난 해 까지 중국발 여파로 말미암아 기업 실적이 많이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 19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모레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 작년 서경배 회장 딸 서민정씨 中 유학 마치고 경영일선 복귀하며 시작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이 문제가 된 것은 지난 해 서경배 회장(57)의 첫째 딸 서민정(28)씨가 중국 유학을 마치고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부터다.

특히 민정 씨가 복귀한 직후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신형우선주 발행에 나서면서 승계 작업이 다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일었다. 아모레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형 전환 우선주를 싼값에 매입한 뒤 추후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율을 늘리는 방식으로 편법 경영권 승계를 도모한다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유상증자가 마무리된 후 1년 간 아모레퍼시픽의 주식 2000억원을 장내 매수할 계획이라고도 공시했다. 매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지분율은 현재 35.40%에서 37.68%로 2.28%포인트 높아진다.

서경배 회장은 이번 그룹 전환우선주도 과거처럼 서민정씨에게 증여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는 신형우선주를 활용하면 상속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보통주 대비 할인된 값에 거래되는 신형 전환우선주를 싼값에 매입해 높은 배당금을 챙기고 향후 보통주로 전환해 의결권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서 회장은 2006년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서민정씨에게 보통주보다 50% 가량 가격이 낮은 전환우선주를 증여했다. 서씨는 10년 뒤인 2016년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지주회사인 아모레G 지분 2.71%(보통주 기준)를 확보, 지분율을 지분 2.93%까지 높였다.

서민정씨는 서 회장의 지분 증여로 계열사인 에뛰드 19.5%, 에스쁘아 19.52%, 이니스프리18.18% 등의 지분도 보유,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전경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삼성식 ‘주식 뻥튀기’ 연상..."경영승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 듯” 의심의 눈초리

문제는 지주회사 전환 당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의 가치가 적정하게 평가됐느냐 하는 점이다. 서경배 회장이 서민정씨에게 증여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로 교환해갈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는 구형우선주와는 달리 10년만 보유하면 보통주로 자동전환되고 최저 연 3%의 배당수익률이 주어지는 전환우선주였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 당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로 교환될 수 있는 ‘교환권’과 10년 후 보통주로 자동전환되는 ‘전환권’의 어드밴티지를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마치 삼성식 ‘주식 뻥튀기’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삼성은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 평가기준을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바꾸면서 기업가치가 33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급등했다.

금감원, 증선위, 검찰 등은 이것이 단순 회계상 오류가 아니라 삼바의 분식회계 행위로 판단하고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6개월 전인 2015년 5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기업가치가 뻥튀기된 것에 일조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삼바 최대주주는 제일모직(46.3%)이었으며,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삼성물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진 않았지만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였기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들이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상장과 ‘주가뻥튀기’는 매우 중범죄에 해당되므로 추후 상장폐지까지 될 수도 있는 문제로 떠올랐다. 이 문제가 위법으로 결론이 날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승계 문제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 불투명한 회계처리도 악재...최근 공시서 정확성·투명성 부재 등 기업경영 문제점 드러나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30억원을 초과하는 증여는 30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50%에 10억4000만원을 더한 금액을 증여세로 산출하는데 여러 공제를 빼면 대략 45% 내외로 볼 수 있다.

서민정씨의 경우 서경배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므로 물납이 아니라 현금납부를 택한 것으로 짐작되며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의 증여세로 각각 약 32억원과 50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불투명한 회계처리도 악재다. 최근 경영실적과 관련한 보고서 및 기타 공시 문서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 위상과는 걸맞지 않은 공시 정확성 및 투명성의 부재가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아모레그룹 측은 유상증자로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을 확대해 마련한 자금으로 자회사에 대한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며 오설록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의 출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환우선주로 정한 것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의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나 마찬가지였던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증여, 지난 해 나날이 덩치가 커지고 있는 핵심 계열사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 증여는 편법적인 탈세 논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경배 회장이 최근 잇따라 장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것은 경영승계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보인다”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 최근 실적 관련 공시에서 정확성·투명성 부재등 기업경영의 문제점들이 드러나 올 주총에서 주주들의 집중적인 성토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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