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 항공업계는 고사(枯死) 직전
지금 우리나라 항공업계는 고사(枯死) 직전
  • 오풍연
  • 승인 2020.03.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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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융지원 대상서 대형사 빠져...업계 자구노력 만으론 해결 어려워

[오풍연 칼럼] #1: 내일부터 나흘간 추석연휴다. 일본 사는 처제도 오늘 추석 쇠러 들어왔다. 후쿠오카발 아시아나를 탔는데 비행기가 텅텅 비었다고 했다. 한국인은 거의 없고. 요즘 한일 관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에 가는 사람이 없으니 빈 비행기로 돌아오는 것. 언제 풀릴지 모른다. 우리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다.

일본에 본때를 보여주자.(2019년 9월 11일)

#2: 우리 항공업계가 초비상이다. 하늘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비행기 표를 팔아 먹고 산다. 그런데 표를 팔 길이 없다. 받아주는 곳이 드물어서다. 달리 방법이 없다. 코로나를 빨리 잡아야 한다. 한국이 코로나 종식을 선언해야 하늘 길도 열릴 것으로 본다. 입장을 바꿔 놓으면 상대국 조치도 이해가 된다. 우리도 진작에 그랬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난받는 이유다. 초기 중국인의 입국을 막지 않은 게 이런 사태까지 불러왔다. 이제와서 누굴 탓할 수도 없다. 정부가 책임지고 코로나 확산을 막아라. 그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2020년 3월 5일)

내가 작년과 이달 초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다. 작년 여름부터 일본 여행객이 줄어 울상이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엔 숨도 못 쉴 지경이다. 지금 공항에는 상주직원이 이용객보다 훨씬 많다. 작년 3월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은 19만명. 올해는 1만6000명. 무려 92%나 줄었다. 말하자면 매출이 10분 1로 줄었다는 얘기다. 여기서 버틸 수 있는 항공사가 있을까. 무엇보다 단기간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큰일이다.

얼마나 심각한가 보자. 우리나라서 가장 큰 대한항공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한 여객기 145대 중 정상 운항 중인 것은 45대(13일 기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감하며 비행기 3대 중 2대 가량이 운항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세계 140여개국이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비행기룰 띄울 수가 없다. 이는 아시아나도 마찬가지다. 저비용항공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들 회사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자금줄’ 확보다. 대한항공의 전체 차입금 16조5230억원(지난해 9월 말 기준·항공기 리스 부채 포함) 중 올해 만기 도래 금액은 3조원이 넘는다. 미래에 들어올 항공 운임을 미리 당겨다 쓴 ‘항공 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뿐 아니라 일반 회사채와 은행 차입금까지 만기가 속속 다가오며 채권 차환 발행이나 차입금 만기 연장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은 앞서 지난달 17일 발표한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통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저비용항공사(LCC)에 최대 3000억원 규모 대출을 지원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 지원 대상에서 대형사는 빠져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이 2조2000억원 규모 ‘유동화 회사 보증(P-CBO)’ 지원 대상에 대한항공 등 대기업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긴 한다. 항공업계의 자구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 첩첩산중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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