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의결주 통한 '외골수' 딸 사랑...불법과 편법 오가는 서경배 아모레 회장
신형의결주 통한 '외골수' 딸 사랑...불법과 편법 오가는 서경배 아모레 회장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0.03.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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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우선주 활용해 경영승계...20일 정기 주총 앞두고 투자자들, 유상증자 따른 주가 급락-희석 우려에 불만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현금배당을 더 받는 주식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신형우선주는 대체로 보통주보다 20~70%가량 싼 가격에 거래된다. 당장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을 활용해 재계의 경영권 승계에 활용된다

최근 들어 신형우선주가 최근 재계에서 지분 승계의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른다. 편법 논란도 만만찮게 나온다. 재벌들은 ‘절세’의 효과를 거두면서도 편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증여세를 확실히 내겠다고 공언한다.

전문가들은 신형우선주를 활용한 지분 승계는 절세와 편법 사이에서 줄을 타는 지분 승계방식으로 꼽는다.

신형우선주를 활용한 지분승계는 편법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화장품-제약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은 2006년에 당시 중학생이던 큰 딸 서민정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 20만1448주를 증여했다.

서씨는 10년이 지난 2016년 이 신형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확보했다. 당시에 아모레퍼시픽 신형우선주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잡아 증여세를 적게 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국세청은 2012년 150억 원 규모의 증여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큰 딸 서민정씨

아모레, 오너 2세서 3세로의 지분 증여 과정서 겉으로는 합법적인 '꼼수(?)' 동원, 사실상 편법적으로 탈세를 한 것이 아니냐 의혹

증여세는 증여를 결정하기 전후 2개월의 평균 시가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만큼 앞으로 주가 흐름에 따라 증여세 규모는 더욱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신형우선주를 오너일가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면서 오너일가의 지분승계를 위해 보통주 수량이 늘어나게 됐다. 결과적으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떨어지게 됐다.

아모레그룹은 민정 씨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신형우선주로 꾸준히 지분을 증여하며 지배구조를 확실히 다져왔다.

또 서 회장은 민정 씨에게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주식도 증여해 민정 씨는 이니스프리 지분 18.18%와 에뛰드 지분 19.52%를 소유하게 됐다. 또 다른 계열사인 에스쁘아 지분도 19.5%를 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 회장이 신형우선주 전량 374만977주를 민정 씨에게 증여하게 된다면, 증여받은 주식의 50%를 증여세 명목으로 현물납부한 후 187만489주를 민정 씨가 보유하게 된다. 10년 후 이를 보통주로 전환할 시 민정 씨가 보유할 아모레G의 지분율은 현재 지분율 2.71%에서 4.67%로 약 2% 상승한다.

문제는 보통주보다 낮은 주가를 이용해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신형우선주가 대기업 경영승계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지배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이 주식 가치 평가, 증여 시점 등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돼 오너 2세에서 3세로의 지분 증여 과정에서 겉으로는 합법적인 '꼼수(?)'를 동원, 사실상 편법적으로 탈세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시가총액 11조에 코스피 27위에 있는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우리나라의 대장주 중 하나이며, 거래량 또한 엄청나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그룹 주가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16만 2500원으로 전일 대비 1.56% 상승했다. 다만 최고가 17만 150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아모레 투자자들은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급락 및 주가 희석 우려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 왔다. 이를 두고 서 회장이 신형우선주를 활용한 경영권 승계를 두고 ‘편법’이라는 지적까지 일었다. 이미 서 회장이 신형우선주를 활용해 지분승계를 했었다는 이유에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전경

“신형우선주 발행, 아모레 기존 주주들에게도 반발 가능성...서경배 회장의 결정, 민정 씨에 대한 ‘그릇된 사랑’ 될 수도” 지적

주식관련사채를 통한 경영승계가 주식이나 현물을 직접 증여하는 것보다 미래가치 효용이 더욱 높기 때문에 많이 사용된다. 일부 주주는 “신형우선주 발행이 아모레G의 기존 주주들에게도 반발을 살 수 있는 만큼 서 회장의 결정은 민정 씨에 대한 ‘그릇된 사랑’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G가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을 인수해도 최대 37.7%에 불과해 목표인 40%에 미치지 못한다"며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지분 매입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목적은 경영 승계로 봐야 한다"며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되는 것이 이번 RCPS 발행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주는 평균적으로 보통주 대비 30~40% 할인된 값에 거래되기 때문에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는 신형우선주를 싼값에 매입해 향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당발행가액 2만8200원 대입 시 우선배당률은 2019년, 2020년, 2021년 이후 각각 1.4%, 1.3%, 1.1% 수준"이라며 "우선주로 추가 배당 수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지분승계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RCPS 발행을 결정한 것은 대주주가 아모레G 보통주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낮게 판단했을 수 있다"며 "현재 아모레G 주가는 지난 2015년 고점 대비 65%가량 하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신형우선주의 예정 발행가는 아모레G의 최근 주가와 연동돼 산정되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현 시점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주식관련사채들이 경영승계 과정에 많이 사용됐다"며 "RCPS의 경우 삼성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전환사채(CB)가 문제가 되면서 RCPS가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아모레G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신규 개점은 반으로 줄어든 반면 문을 닫는 곳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최근 3년간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1965억 원에서 지난해 804억 원으로 줄었고 에뛰드의 경우 295억 원에서 지난 해는 26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아모레 퍼시픽 그룹은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주총장에서 주주들의 서경배 회장의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문제가 어떻게 부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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