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차등배당제 악용, 아들에게 639억원 배당“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차등배당제 악용, 아들에게 639억원 배당“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3.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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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3자 연합' 신랄 비판…“반도건설은 폐쇄적 족벌경영 대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조원태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이 20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조목조목 비난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막바지 공세의 성격이 짙다.

이에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3자연합’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신고하면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분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겨냥한 대상은 반도건설의 허위 공시 의혹이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한 사실을 반도건설이 감춘 채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매입’으로 허위 공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관련법을 위반했으므로 지난 1월10일 기준으로 반도건설이 보유한 지분 8.28% 중 5%를 초과한 3.28%에 대해 주식처분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한진칼은 금감원에 요청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배포한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자료에서도 ‘3자연합’ 중 반도건설을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로 규정하면서 가장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는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으며, 지주회사가 각 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라고 비판했다. 

또 “권홍사 회장은 아들 권재현 상무에게 소액주주를 위한 목적의 ‘차등배당제도’를 악용해 3년간 639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면서 조세회피 의혹도 제기했다. 

반도건설의 가장 아파 할 대목을 콕 집어 표적 공격한 것이다.

“반도건설, 페이퍼컴퍼니 동원, 공공택지 사업으로 7831억원 수익 올려”

반도건설은 부산·경남 지역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로 크게 알려져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진칼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집하면서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 2월까지 한진칼 주식을 집중 매입해 지분율을 13.3%까지 끌어올렸다. 

1980년 권홍사 회장이 창업, 부산에서 대규모 주거단지 성공을 원동력으로 성장했다. 

지배구조 정점에는 반도홀딩스가 있다. 반도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반도종합건설은 중간지주회사 격으로 그 아래에 또 여러 계열사를 두고 있다. 

권 회장과 아들 권재현 씨가 반도홀딩스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다. 즉 반도그룹의 20여 계열사는 권 회장 부자의 지배 아래 있는 것이다. 

반도홀딩스의 외곽회사도 있다. 권 회장의 부인 유성애 씨가 소유한 반도레저, 사위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가 소유한 퍼시픽산업, 차녀 권보영 씨가 소유한 더유니콘 등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공공택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공택지를 분양받는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웠다는 의혹과 관련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와 관련, 반도건설이 2009~2018년 공공택지 사업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4조2144억 원, 수익은 7831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공공택지가 건설사의 이득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편법 승계를 위해 차등배당제도를 활용하고 있단 주장도 계속 제기돼 왔다.

반도홀딩스는 2008년 지주회사 전환 후 2015년까지 주주배당이 없었으나, 아들 권 상무가 2대주주로 등극한 2015년엔 주당 5만8000원(액면가 5000원)의 중간배당을 헀다. 

이에 더해 권 회장은 차등배당제를 활용, 권 상무에게 배당권리를 양보하면서 권 상무의 배당액은 406억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었다. 
한진그룹은 이날 문제의 배당액 규모가 이보다 233억원 많은 639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반도홀딩스의 주주가 권 회장과 권 상무 두 명인 상황에서, 차등배당제를 악용해 사실상 증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의 주요 투자자인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한진그룹은 “KCGI가 투자한 조선내화의 경우 4대에 걸친 오너 가족이 주주명부에 올라 있는 데다 이사회 독립성도 담보되지 않았고, 보상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도 갖추지 못했다”면서 “계열사로 골프장, 언론사, 자동차 기계부품사 등 주력사업과 관계없는 회사를 여러 개 거느리고 있는 구조로 투명 경영, 지배구조 개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달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CGI 주요 펀드의 최종 만기가 14년”이라며 ‘먹튀’가 아닌 장기 투자자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현재 KCGI의 총 9개 사모펀드(PEF) 중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KCGI가 그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단기투자 목적의 ‘먹튀’를 위해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그러나 KCGI가 전날 “한진칼이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면서 일부 주주들에게 상품권 등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리베이트 의혹과 어떤 관련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에어버스에 확인을 요청했고 별도로 내부 감사도 진행 중”이라면서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11개 수사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거래 위법은 한건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로 결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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