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간 3경2000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국내총생산(GDP)보다 17배가량 많은 규모다.
이러한 글로벌 주가 변동성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국내 금융지표의 급 변동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2일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의 시총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현재 이들 국가의 증시 시총은 62조2572억달러(약 7경7416조8000억원)로 지난달 19일(87조8708억달러)보다 25조6136억달러(29.2%) 감소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3경1900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 86개국 중 85곳의 증시가 하락했다. 시총 감소 폭이 30% 이상인 국가가 무려 40곳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코로나19 공포에 국제유가 급락도 악재로 작용한 산유국 콜롬비아가 52.0% 줄어 시총 감소율이 가장 컸다.
이어 브라질(-48.1%), 러시아(-45.9%), 노르웨이(-44.5%), 오스트리아(-44.4%), 남아프리카공화국(-44.0%), 그리스(-43.8%), 헝가리(-42.7%), 호주(-41.9%), 아르헨티나(-41.2%)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감소율 순위 18위로 증시 시총이 1조4062억 달러에서 8731억 달러로 5331억 달러(37.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국가들의 감소율도 높은 편이었는데,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중국을 넘어선 이탈리아 의 시총이 40.1% 준 것을 비롯해 영국(-40.0%), 아일랜드(-39.6%), 벨기에(-38.2%), 프랑스(-37.1%), 스페인(-35.8%) 등이 큰 감소율을 보였다.
미국 증시의 시총도 30.8%나 줄었다.
반면 코로나19의 진원지로 꼽히는 증시의 시총 감소율은 10.3%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며, 일본은 22.7% 감소해 선방한 편에 속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위기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글로벌 주식시장 약세,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미국 국채금리 하락은 비관적인 경기 전망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