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정부가 국내은행의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Liquidity Coverage Ratio)을 80%에서 70%로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내은행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외화 LCR규제 현행 80%를 5월말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70%로 적용해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수급에 선제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 LCR은 한 달간 예상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 비율을 의미하며, LCR규제 비율을 낮추면 은행이 시장이나 기업에 외화 자금을 보다 원활히 공급할 수 있게 된다. LCR규제는 2017년 적용돼 일반 은행 기준으로 매년 10%씩 올려 2019년 80% 적용됐다.
이와 함께 금융사의 외화건전성 부담금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금융회사의 해외차입에 따른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향후 3개월간은 외화건전성 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하고, 지난해 확정되어 올해 징수 예정인 부담금에 대해서는 분할납부 확대를 통해 사실상 납부를 유예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화자금시장의 수급불균형 완화를 위해 외화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면서 "한미 통화스왑 자금과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기업과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도 적시에 신속하고도 충분한 수준으로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외환·외환 자금시장 안정 노력과 외화 유동성 공급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위기 대응을 위해 충분한 외화보유액을 비축했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대외안전판이 한층 강화된 만큼 우리의 대외건전성은 변함없이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고채 및 주식시장 수요기반 확충에도 나선다. 김 차관은 "국고채 인수기반 강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국고채 전문 딜러(PD)의 비경쟁인수 한도율을 확대하고 인수 기간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금융업계가 10조70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정부와 금융업계가 합심한 결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시중은행들도 코로나19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하고 "규제 당국도 평상시 금융기관 건전성 제고를 위해 다소 엄격하게 규율해 온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