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휴장’ 위기의 마사회…작년 경영평가 낙제점 만회 가능할까?
‘장기 휴장’ 위기의 마사회…작년 경영평가 낙제점 만회 가능할까?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0.03.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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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장으로 매출 1억1천억 증발 전망…적자 경영 불가피 예측되기도
작년 평가 D등급, 김낙순 회장 ‘경고’ 받아…코로나에 엎친 데 덮친 격
코로나19 사태로 장기 휴장에 들어간 과천 경마장의 썰렁한 모습./마사회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마사회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태로 경마가 한 달 이상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 때문이다. 

3월 한 달 휴장으로 매출 8000억 원이 이미 증발했다. 현재  코로나19 추세를 감안하면 매출 손실 규모가 1조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자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사태가 언제 끝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해 6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마사회로서는 초비상 상태다. 올해 평가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만회를 해야 하는 처지에서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으니 엎친 데 덮친 격일 수밖에 없다. 

마사회는 지난 해 평가를 잘 받기 고객 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2018년 1월에 취임한 김낙순 회장에 대한 첫 경영실적 평가였던 만큼 안간힘을 다했지만 전년도 C등급보다 한 단계 하락한 D등급을 받았다. 조작 효과가 통하지 않을 만큼 경영 상황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김낙순 마사회장

마사회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 달 23일 임시 휴장에 돌입한 이후 휴장기간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1차 휴장 기간은 26일까지였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자,  다음달 9일까지로 2주일을 다시 연장했다. 경마는 매주 사흘간(금·토·일) 열려 왔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8만5000명이 찾던 과천, 부산경남, 제주 등 3개 경마공원과 30개 지사는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적막 상태다.

마사회 측은 “추가 연장으로 매출이 1조1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지난해 7조35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걱정은 기수와 조교사, 관리사들이 더 크다. 경마 상금이 주 소득인 이들의 수는 1100명가량이다. 경마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발생하는 한 달 평균 200억 원 가량의 경마상금이 이들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마사회는 기수, 조교사, 관리사에게 2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무이자로 대여하는 긴급지원 방안을 마련해둔 상태다.

경마가 열리는 날에 근무하는 계약직 근로자 5000여명은 휴업수당으로 버티는  형편이다.
말 생산 농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경매엔 작년 133두보다 35마리가 많은 168두의 경주마들이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경매가 연기되면서 돈 가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3월 경매 무산으로 5억 원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산자협회 김창만 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경주마 생산농가의 피해도 막대하다. 다른 나라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해 관람객 없이도 경마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경주마에 대한 수요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만 온라인 발매가 막혀 있는데, 경마 정책은 단순히 한쪽 면만을 보지 말고,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마장 안 식당과 편의점 등도 손님이 없다보니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과천 등 3개 경마공원에는 식당 26개가 있는데, 이번 장기 휴장으로 8억6000만원의 매출 손실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영 평가 앞두고 만족도 조작 의혹…식사 대접과 선물로 ‘우호고객’ 포섭

한편 마사회의 공공기관 평가 조작 의혹은 지난 달 20일 jTBC 보도에 의해 제기됐다.

jTBC는 2018년 마사회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위해 현장 점검에 나선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의 동선에 사전에 포섭한 ‘우호 고객’을 배치토록 하는 등 고객 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사회는 ‘우호고객’을 식사와 선물로 포섭했으며 암행 단속에 나설 공무원의 신상 정보도 공유했다.

jTBC가 입수한 마사회 제주본부의 '2018 고객만족도 조사 대응 계획안'에는   ‘우호고객’을 확보해 사전교육을 하고, 이들을 조사원 동선에 배치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폭로한 마사회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답변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해주는 손님을 우호고객이라고 한다”면서 “무조건 '매우 최고'로 표시하도록 우호고객에게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우호고객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마권을 바로 살 수 있는 구매권을 제공하는 등 선물을 주며 관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사회는 지난 해 6월2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김낙순 회장으로서는 첫 해 평가에서부터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김 회장은 이에 따라 ‘경고조치’를 받았다. 경고조치는 종합등급이 D등급인 기관 중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기관장에게 내려진다.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한 이후 줄곧 ‘혁신’을 외쳤던 김 회장으로서는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는 수모를 당한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당시 128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경영실적을 등급으로 평가했다.

등급은 가장 좋은 S등급부터 가장 나쁜 E등급까지 6단계로 나뉜다. 35개 공기업 중 마사회를 비롯한 4개 공기업이 D등급을 받았으며, E등급은 대한석탄공사 1곳이었다. 128개 공기업 및 준 정부기관을 통틀어 D등급 이하를 받은 곳은 총 17곳이다.

D등급 이하 기관은 기획재정부에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사항을 점검받아야 한다. 

마사회는 2017년 이후 마필관리사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근로감독을 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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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2020-03-26 23:50:04
마사회는 말만 번지르 임대 사업장 근로자는 무급이 현실
다른 곳에 기부 하기전에 안에서 일하는 사람부터 챙기는게 맞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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