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제주 면세점 진출 좌절되나?...‘오버투어리즘’과 ‘꼼수’ 논란
신세계, 제주 면세점 진출 좌절되나?...‘오버투어리즘’과 ‘꼼수’ 논란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0.03.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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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정가와 시민들 "영세상인 생존 문제와 ‘오버투어리즘’ 교통혼잡 문제 해결되기 전까지 입점 불가"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면세점업계 후발 주자로서 ‘빅3'에 안착한 신세계면세점이 업계 2위를 넘보며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제주면세점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제주민생경제포럼과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지역 정가와 시민들은 제주지역 영세상인들의 생존 문제와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교통혼잡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신세계 제주 면세점을 허가할 수 없다며 완강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교통영향평가 심사가 잘못됐다면서 재심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이하 신세계)는 지난 달 7일 제주점 설립의 첫 관문인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날 신세계면세점 설립으로 교통체증이 일어날 것을 인정하며 3차에 걸쳐 심의를 한 끝에 이날 신세계측이 보완책을 제시하여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심의 통과를 의결했다.

위원회는 △준공후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사업자 부담으로 개선할 것 △사업자가 바뀌더라도 외부 교통개선대책 내용을 승계할 것 △3차로로 계획된 북쪽 진출입구를 2차로로 줄이고 차로당 폭을 넓힐 것 등을 주문했다.

이에 신세계 측은 신세계가 확보한 KCTV제주방송 남쪽 전세버스 주차장 인근 도로(아연로) 600m 구간 확장공사 공사비를 당초 48억9000만원에서 10억원 늘린 58억9000만원으로 100%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신세계측은 전세버스 주차면수를 총 105면으로 확보하겠다고 제안했다. 1차 심의에서 29면을 제시했고, 2차 심의에서는 100면을 제안했으나 통과되지 못하자 105면으로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위원회는 관광객들이 전세버스를 이용해 신세계면세점 전용 주차장으로 이동하고 신세계측이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통해 면세점으로 이동하면 교통체증 문제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세계측의 설명을 수용하고 심의 통과를 의결했다.

어렵사리 3차에 걸친 심의 끝에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하고 이제 경관 심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제주도의회 경제분야 의원들의 모임인 제주민생경제포럼(대표간사 문종태, 더불어민주당)에서 교통영향평가가 잘못됐다며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심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종태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민생경제포럼 대표 간사 (더불어민주당,  문화관광체육위)
문종태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민생경제포럼 대표 간사 (더불어민주당, 문화관광체육위)

"기존 면세점 2배 이상 초대형 면세점 교통체증 불보듯 뻔해"..."코로나19로 관광객 끊긴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면 안돼"

제주민생경제포럼(이하 포럼)은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신세계는 이기적이고 야욕적인 사업 확장을 지양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주장했다.

포럼은 “코로나19등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현 상황을 시뮬레이션 평가해서 착시효과를 일으킨 것”이라며 “향후 다시 관광객이 많아질 때를 전제로 하면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수 밖에 없기에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지상 7층, 지하 7층 1만 5000㎡ 규모의 면세점 쇼핑몰은 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대규모 매장이고, 기존의 도내 2개소의 면세점 매장규모의 2배를 넘는 초대형 쇼핑몰”이라며 “보완책을 수용해 신세계측이 제안한 주차장과 교통안전 시설을 확충하더라도 해당 면세점 일대의 극심한 교통 혼잡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대형 면세점 진출로 지역 자영업자 소상인들의 생존이 위태로워진다는 점도 지적하며 신세계측에 자영업자 소상인들과의 상생방안을 먼저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포럼의 대표간사인 문종태 도의원은 “지역경제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가게 운영이 어렵고 폐업 점포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신세계와 같은 대기업이 들어오게 되면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므로 신세계 측이 자영업자, 소상인들과의 상생 방안을 먼저 마련하기 전에는 들어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포럼의 주장에 대해 면세점 업계에서는 면세점과 지역 자영업 소매점은 주 소비자층이 다르므로 신세계면세점 입점으로 지역 자영업자, 소상인들의 생존이 침해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형 면세점이 입점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영업자와 소상인들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신세계면세점 제주점은 제주시 연동 뉴크라운호텔 건물을 허물고, 해당 부지에 지상 7층에 지하 7층, 판매시설 1만5000㎡을 포함해 연면적 3만8205㎡ 규모로 오는 2022년 완공 예정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 업계는 리딩사업자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점유율이 각각 38.03%, 25.28%이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급성장하며 점유율을 20%근처까지 끌어올려 면세점업계 '빅3'를 형성했다는 평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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