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조주빈 사건, 뜬금 없이 삼성 거론한 손석희
n번방 조주빈 사건, 뜬금 없이 삼성 거론한 손석희
  • 오풍연
  • 승인 2020.03.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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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귀신 작전?...삼성이 배후에 있어 돈을 주었다는 것처럼 들리는 해괴한 셈법

[오풍연 칼럼] 손석희 jtbc 사장이 점점 망가지고 있는 느낌이다. 예전의 손석희가 아니다. 한 두해 전까지만 해도 손석희는 한국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었다. 그런 만큼 그의 말 한마디에 한국이 들썩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작년 김웅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나는 그 때부터 줄곧 손석희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지금도 그런 마음에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손석희는 정직하지 못하다. 언론의 생명은 뭔가. 정론직필을 얘기한다. 그러려면 언론인 자신도 정직해야 한다. 그런데 손석희를 보면 이 말 저 말 둘러댄다. 이미 언론인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할까. 무슨 미련이 남아 있을까. 왜 언론계를 떠나지 않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진작 떠났어야 할 사람이다.

n번방 조주빈 사건에도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최대의 수치다. 그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몸담고 있는 jtbc에도 불명예를 안겼다. 조주빈에게 돈을 보내주었다고 한다. 뭔가 약점이 잡혔다는 뜻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삼성 배후설을 들먹거린다. 마치 물귀신 작전을 펴는 듯하다. 삼성이 배후에 있어 돈을 주었다는 것처럼 들린다. 해괴한 셈법이다.

손석희는 조주빈이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을 사칭해 자신을 속이고 접근했다고 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기자들에게 내놓은 해명이다. 이 자리에서 손 사장은 뺑소니 사건과 관련 김웅 프리랜서 기자와 조주빈을 삼성 쪽 배후로 생각했고, 불가피하게 신고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삼성과 jtbc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것을 이용했다고 할까. 언론인으로서, 그것도 사장이 할 짓은 아니라고 본다.

손석희는 이날 미투(MeToo) 운동이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켰을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들이 과거 성신여대 교수 시절의 자신에게 미투 관련 사건이 없는지 뒷조사했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확인이 안 된다. 조주빈은 손 사장에게 김웅 기자가 이야기하는 영상 등을 구체적 증거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김웅과 친분을 인증한 조주빈이 '김웅 뒤에 삼성이 있다'는 식으로 협박했다는 게 손 사장 주장이다.

확실한 증거도 없이 삼성을 끌어들인 것은 옳지 않다.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하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사회에서 삼성을 얘기하면 늘 관심을 끈다. 우리 사회에서 삼성의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김웅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유명 언론인답지 못하다. 만약 당시 그런 생각을 했다면 수사기관 등에 신고를 했어야 옳았다. 뒤늦게 삼성을 거론한 것은 비겁한 행위다.

삼성은 가만히 앉아서 폭탄(?)을 맞은 격이다. 그리고 삼성 미래전략실은 2017년 해체됐다. 조주빈을 미래전략실 직원으로 여겼다고 하는 것도 너무 앞서 나갔다. 느낌을 갖고 주장하면 안 된다. 손석희의 초라한 모습이 더욱 실망스럽다. 하루라도 빨리 언론계를 떠나라.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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