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코로나 리더십' 실종...두산인프라 임원·간부들, 대규모 골프 회동 파문
박용만 '코로나 리더십' 실종...두산인프라 임원·간부들, 대규모 골프 회동 파문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3.3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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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서 '사회적 거리두기' 무시...14~15일 미국 출장 마치고 귀국한 직원 2명도 포함돼 '격리기간' 무시
두산중공업 경영위기로 최근 1조원 긴급 자금 지원받는 등 초비상..."단체 골프 모임은 매우 부적절" 지적
두산그룹 CI/ 두산그룹 제공
두산그룹 CI/ 두산그룹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두산그룹(회장 박정원)의 중장비 생산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회장 박용만) 임직원들이 코로나 19 확산 우려에도 골프 모임을 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재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 회장이 경영하는 기업인 점을 중시, 모범을 보여야 할 박 회장의 리더십이 훼손된 것은 물론 두산그룹이 모럴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가운데 모 기업인 두산중공업이 경영위기 때문에 1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기로 한 상황에서 단체 골프 모임은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사람 중에는 지난 14~15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직원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9일 두산인프라코어와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엔진 부문 임원과 팀장 등 12명이 지난 28일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골프 모임을 가졌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사내에서는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고, 경영 악화로 1조원이라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시기에 부적절한 행동이 아니냐는 비판 글이 잇따랐다.

또 미국에서 돌아온 지 2주일이 안 된 직원이 동석했다는 것도 부주의한 처신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에서도 비판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중공업 부실은 그룹 전체로 번질 수 있는 위기 상황...두산重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로선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

두산중공업 부실은 그룹 전체로 번질 수 있는 위기 상황...두산重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로선 '풍전등화'와 같아 

이날 골프 모임은 회사 소유의 회원권을 가진 임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골프모임 전날인 27일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긴급지원 받았다. 

두산중공업은 해외발전소 수주와 원전 관련 매출이 급감하면서 2018년 7200억원, 지난해 49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당장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만 1조 2000원이다.

그러나 자금 시장이 얼어붙다보니 상환도, 만기 연장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지배구조가 수직 계열화돼 두산중공업의 부실은 그룹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로선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었다.

두산그룹 대주주 3·4세 32명은 국책은행에서 1조원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보유한 주식을 모두 담보로 제공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산업은행은 “두산그룹의 고통분담과 책임 있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회사의 골프회원권을 이용해 골프모임을 가진 것이다.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대한상의 회장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리더십 훼손...재계선 "상의 회원사들에 영(令) 안 선다" 눈살

박용만 회장은 손동연 사장과 함께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경영을 맡아 박정원 두산 회장의 그룹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미국 출장자들이 귀국할 당시에는 당국의 지침이 없었지만, 회사 차원에서 2주간 자가 격리 조치를 했고, 어제는 격리 기간이 끝난 직후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이 모임을 가진 그 날은 귀국한 지 딱 14일째 되는 날로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권고되는 격리 기간을 다 채웠다고 보기 어렵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출장 시기엔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기 전이었고, 골프 경비도 각자 부담한 사적 모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박용만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코로라19 사태라는 미증유의 비상상황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처지"라며  "이래가지고 앞으로 회장으로서 상공회의소 회원사들에게 영이 서겠느냐"고 따끔하게 일침을 놓았다.

논란이 커지자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이런 시기에 하지 말았어야 할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책임을 따지고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937년 설립된 조선기계제작소가 모태다. 한국기계공업(1963.5), 대우중공업(1976.10), 대우종합기계(2000.10)를 거쳐 두산인프라코어(2005.04.)로 사명이 변경됐다. 건설중장비와 엔진 등을 생산, 판매한다.

대주주는 두산중공업으로 36.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손동연ㆍ고석범 각자대표에, 오너인 박용만 회장이 상근 회장을 맡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제외하면 매출의 30%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실적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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