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나는 그동안 노래와도 담을 쌓고 살다시피 했다. 아는 노래라곤 애국가와 옛날 노래 3~4곡 정도. 가사를 끝까지 외우는 노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요즘 트롯에 흠뻑 빠졌다. 거의 매일 듣고 있다. 그냥 좋다. 우선 편하다. 나도 한국인이라서 그럴 게다. 트롯은 우리의 정서와 혼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끈질김 같은 것이 느껴진다.
올 초 우연히 정동원이 부른 ‘보릿고개’를 듣게 됐다. 정말 우연이었다. 미스터 트롯에 나와 부른 것도 그 때 알았다. 내가 텔레비전 앞에 앉게 된 배경이기도 했다. 동원이 노래를 소재로 ‘오풍연 칼럼’도 썼다. 칼럼에 대한 반응 역시 좋았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동원이를 응원하고 있었다. 보릿고개를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다. 계속 들어도 싫지 않았다. 여학생들이 아이돌 가수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동원이 노래를 듣다가 임영웅도 알게 됐다. 영웅이는 정말 노래를 잘 불렀다. 더 이상 잘 부르는 가수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영웅이 노래를 듣자마자 그를 미스터 트롯 진으로 뽑았다. 물론 내가 가요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영웅이는 다른 모든 출연자보다 한 수 위였다. 노래 실력 뿐만 아니라 매너도 수준급이었다.
요즘 영웅이도, 동원이도 광고계의 블루칩이라고 한다. 특히 영웅이는 오라는 데가 너무 많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니 본인도 격세지감을 느낄 게다. 이처럼 스타는 팬들이 만든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도 즐거움과 함께 희망을 준다. 바로 음악의 힘, 스타의 힘이다. 미스터 트롯 본선에 오른 7명 모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흙속의 진주를 캐낸 셈이다.
최근에는 포항 여중생 전유진의 노래를 듣는다. 유진 또한 유튜브를 보다가 노래를 듣게 됐다. 동원이보다 한 살 위 누나. 유진이도 천재다. 노래를 부른지 6개월 정도 됐다고 하는데 믿기지 않는다. 너무 잘 부른다. 포항 장윤정이라는 별명도 있단다. 유진이도 곡을 소화하는 능력이 보통 아니다. 유명 작사가와 작곡가들도 그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유진 역시 영웅 오빠처럼 원곡가수 이상으로 노래를 부른다.
영웅, 유진, 동원 셋 다 한국 트롯을 이끌어갈 재목들이다. 영웅이는 성인이라서 앞으로 제 갈 길을 갈 테고, 유진이와 동원이도 영웅이를 따라갔으면 한다. 꼭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우리 트롯의 앞날은 무척 밝다. 이 같은 보배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트롯의 전성기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