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과 여배우 장미인애의 은퇴 선언
긴급재난지원금과 여배우 장미인애의 은퇴 선언
  • 오풍연
  • 승인 2020.03.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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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정부 정책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어야...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나

[오풍연 칼럼] 30일 뉴스는 정부가 소득 70% 이하인 4인 가정에 100만원을 준다는 것이었다. 누구든지 호감을 가질만한 소식이다. 나 역시 준다면 마다할 리 없다. 공짜로 주는데 안 받을 사람이 있겠는가. 아내가 동네 아파트 주민들과 만나고 들어오더니 “××이네는 100만원 받는대. 우리도 줄까”라고 말했다. 이런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수혜자가 많다보니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긴 했다. 조금 여유가 있는 분들은 양보를 해달라고. 그러나 사돈 땅 사면 배 아프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경기도처럼 모두에게 주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있는 사람들은 내 돈을 준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냈다. 하위 70%만 준다고 얘기했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밝히지 않았다. 아직 세팅을 못한 채 서둘러 발표했다는 뜻이다. 때문에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당장 “우리 가정도 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모든 국민에게 다 주면 이런 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 연예인 얘기도 화제가 됐다.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고 호되게 욕을 먹은 듯하다. 그 연예인은 은퇴하겠다는 입장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바로 장미인애라는 여배우다. 정부의 좋은 정책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벌떼처럼 덤벼들어 이 배우를 물어뜯은 것 같다. 오죽하면 은퇴 선언을 할까. 유명인이 아니라면 이처럼 공격하지는 않았을 게다.

장미인애는 이날 '4인가족 100만원 생계지원금 결정 전망… 누가 받나'라는 제목의 뉴스 캡처를 공유하며 "짜증스럽다"고 했다. 그는 "국민을 살리는 정부 맞나요?"라며 "뉴스 보면 화가 치민다 #재앙 #재난 저 돈이 중요해? #Whatthehell"이라고 태그도 달았다. 그 결과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유명인이라서 더 관심을 끈 측면도 있다.

장미인애는 몇 시간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삶이 어려운데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제 와서 지원금을 준다는 발표와 그로 인해 삶이 달라진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서 "이후 세금은 올라갈 것이고 모든 게 막히고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올린 글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이라는 이유로 제가 말하고자 한 것이 이렇게 변질되고 공격받을 수 있구나, 다시 한 번 질렸다"고 썼다.

이 배우를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이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격 대상이 된다. 누가 그녀를 공격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갈 게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을 비판하면 곧잘 이런 수모를 당한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장미인애는 "더는 대한민국에서 배우로 활동하지 않겠다"고 글을 맺었다. 한 여배우의 앞길을 막았다고도 할 수 있다. 씁쓸하다. 누구든지 정부 정책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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