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정원 회장의 '모럴해저드'...재정난으로 1조 받으며 수십억 고배당
두산 박정원 회장의 '모럴해저드'...재정난으로 1조 받으며 수십억 고배당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3.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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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망청’ 두산그룹, 회사는 어려워도 경영진 ‘연봉 잔치’...박지원 두산重 회장, 15억원 받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31억·박용만 인프라코어 회장 39.9억...두산家 오너들도 모두 고액 보수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윤석헌 기자] 두산중공업발(發) 경영 위기를 겪고있는 두산그룹이 오너일가를 비롯한 경영진에게 지난해 보수 명목으로 1인당 수십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두산중공업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무려 1조원의 자금 수혈을 받는 대가로 두산그룹 차원에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31일 두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급여 24억8800만원, 상여금 6억700만원 등 총 30억9800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동현수 부회장은 18억원, 임성기 사장은 16억83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있는 두산중공업의 박지원 회장은 지난해와 같은 15억4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회사의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전년과 동일한 보수를 챙긴 셈이다.

이 밖에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급여 22억4000만원, 상여금 17억5000만원 등 39억9100만원을 수령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노조 “직원엔 구조조정 동참 요구하며 오너는 연봉잔치 했다는 점에 분개할 수 밖에 없다” 비판

문제는 이 같은 수십억원대의 연봉지급이 그룹 상황이 여의치 않은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두산그룹은 현재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문제로 위기를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부의 탈원전 정책 영향과 석탄화력발전, 담수플랜트 등의 글로벌시장 환경 경색 여파로 2014년 이후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조 6597억 원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 104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희망퇴직을 접수한 데 이어 이달 초 조업에 지장이 없는 수준의 제한된 유휴인력에 대해서만 일부 휴업을 논의하자는 내용의 노사 협의요청서를 노조에 제안한 바 있다.

그런데도 자구노력에 앞장서야 할 두산그룹의 오너일가와 경영진은 수십억원의 연봉을 챙긴 셈이다.

이성배 두산중공업 노조 지회장은 “현재의 경영위기는 오너와 경영진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직원에게는 구조조정 동참을 요구하면서 오너는 연봉잔치를 했다는 점에 분개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두산그룹이 전례 드문 경영위기에 몰린 것은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제동이 걸린 가운데 두산건설 또한 신용등급 하락, 부실시공 논란이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그룹경영 미래 내다보지 못한 박정원 회장의 책임 커...재계에선 여러 차례 朴 회장의 자질론 거론

여기에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그룹 최고경영자(CEO) 박정원 회장의 책임이 크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여러 차례 박 회장의 자질론이 거론된 바 있다.

그가 이른바 ‘퍼주기’ 논란 등을 일으키며 두산그룹 전체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일으키는가 하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수서고속철도 건설 당시 뇌물을 제공해 공사비를 부당하게 가로챈 전력으로 관급공사 입찰제한 처분을 받아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 밖에도 부산해운대구의 한 고층아파트가 부실 시공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입주 1년도 안돼 누수 하자신고가 속출하는 등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으로 두산중공업이 급한불은 꺼 당장은 연명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과중한 재무 부담이다.

두산중공업의 은행권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 등 위험 노출액)는 4조9천억원이다. 국내 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3조원으로, 수출입은행(1조4천억원)과 산업은행(7800억원), 우리은행(2600억원), SC제일은행(1780억원), 농협은행(1400억원) 순서대로 많다. 외국계 은행이나 회사채, 2금융권 차입금이 1조9천억원가량이다.

다만 4조 원이 넘는 상환액에 비춰보면 이번 지원은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두산중공업의 위기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그 원인을 탈원전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의 정책으로 분석한다. 반면 두산중공업의 잘못된 경영 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멜리사 브라운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아시아 담당이사는 국내 언론 기고를 통해 “두산중공업이 매출 하락이 시작된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하며 적자와 주가 하락에 허덕인 이유는 사실상 새로운 시장의 변화 흐름을 읽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중공업 박지원 회장

두산, 형제상속 등 족벌경영 심해..."일가족이 '삼촌 한번, 조카 한번'식으로 CEO 맡아서 대형사고"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함께 신사업 발굴 실패에서도 원인을 찾고 있다. 브라운 이사는 “신사업 발굴에 실패해 인도네시아 JAWA 9, 10호기 석탄 화력발전소를 포함해 여전히 정부 보조금에 기반한 연구·개발(R&D), 수출 금융 지원에 기댄 해외 프로젝트 등 정책 금융에 의존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의 현재 매출은 지난 2012년 고점 대비 50% 아래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17% 수준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당기순손실 1043억원으로 2013년 이후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그나마 다행인 지점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다른 계열사들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런 적신호에 기만하게 대처하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 이후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고 손실 총액이 2조6000억원(21억달러)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두산그룹의 위기가 오래 전에 왔는데도 기업이나 정부나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허둥지둥하는 꼴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와 산은은 이번 두산중공업 자금지원을 발표하면서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해 지원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면서 ”그러나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코로나 사태와는 별개로 늦은 사업전환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맞물리면서 수주가 감소했고 그로 인해 이미 수년 전부터 위기를 맞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우리나라 재벌 가운데서도 형제상속 등 족벌경영이 심하다‘면서 ”자질없는 일가족들이 '삼촌 한번, 조카 한번' 이런 식으로 번갈아 CEO를 맡아서 그룹을 운영하다가 대형사고를 낸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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