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채용 갑질'?..."주가조작에 리베이트 파문 겹쳐 신뢰도 추락"
동성제약 '채용 갑질'?..."주가조작에 리베이트 파문 겹쳐 신뢰도 추락"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0.03.31 15:4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성제약측 “연수 과정에서 불합격 규정 공지했다” vs. 연수생 “한 번도 공지한 적 없다”
동성제약 본사 건물 / 동성제약 홈페이지
동성제약 본사 건물 / 동성제약 홈페이지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머리염색약으로 유명한 동성제약에서 서류와 면접 전형 합격 이후 교육연수를 마친 신입사원 예정자들에게 사전의 공식 예고 없이 불합격을 통보해 ‘채용 갑질’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 해 11월 말, 영업부에서 일할 신입사원 공채 모집 공고를 내고 최근까지 채용절차를 진행해왔다.

동성제약은 지난 주까지 신입사원 예정자들에게 교육연수를 3주간 진행해왔으며 신입사원 예정자들은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을 통과해 연수까지 끝나면 이제 인턴 3개월을 더 거쳐 정규직이 된다는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그러나 동성제약은 지난 주 교육연수가 끝나는 날 연수원 동기 10명 중 3명을 필기 시험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하고 귀가시켰다.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제약회사에 대한 모든 것!'에는 '동성제약 진짜 어이가 없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27일 올라왔다. 동성제약 측의 ‘채용 갑질’을 성토하는 내용이다.

동성제약측,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도 무시하고 열악한 합숙 생활 연수 강행...연수 마지막날 갑자기 예고 없는 불합격 처리

게시자는 "동성제약 영업부에 최종 합격하고 3주간 교육을 받았다"고 소개하며 "열악한 합숙 생활을 버티면서 마지막에는 강제로 머리 염색까지  해야했다"고 회사측의 갑질을 공개했다.

게시된 글에 따르면 합숙소는 회사에서 1시간10분 가량이나 떨어져 있었고 8시까지 합숙소에 가야 했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이 1개 뿐이어서 교육생 10명이 사용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게시자는 특히 연수 마지막 날 회사측에서 3명의 연수자를 필기 시험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갑자기 불합격 처리한 것을 두고 분노했다.

게시자의 주장에 따르면, 회사는 연수교육 마지막 날 끝나기 직전에 갑자기 3명을 시험 성적으로 떨어뜨리겠다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불합격 처리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시험 성적을 공지하거나 떨어뜨리겠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성제약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연수과정에서 몇 명을 불합격시킨다는 것을 공지한 적은 없다”면서도 “연수 과정에서 2~3차례 불합격 규정에 대해 공지를 했다”고 해명했다.

또 또 염색을 강제로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염색을 강제로 시킨 것이 아니다”라며 "염색 교육 과정에서 희망자에 한해 염색을 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동성제약 측을 성토한 게시자는 30일, 또 다시 게시물을 올려 회사측의 해명을 반박했다.

게시자는 연수기간 동안 10번 정도의 시험을 보면서 단 한 번도 성적을 공지하지 않았으며 불합격 규정에 대해 공지를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영업부의 신입직원을 뽑으려고 제출된 문제가 “소아과는 12시 이후, 2시 이후에 가야 된다"(O,X)같은 문제를 냈다고 주장했다.

영업부 직원의 능력을 보려면 매출실적이나 영업 능력을 봐야 하는데 그와는 전혀 무관하고 유치한 문제를 통해 합격, 탈락을 정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다.

동성제약이 지난해 11월 국내 한 구인구직 포털에 낸 채용공고
동성제약이 지난해 11월 국내 한 구인구직 포털에 낸 채용공고

한편, 동성제약 측이 작년에 한 취업포털에 낸 채용 공고를 보면 연수과정에서 탈락시킨다는 내용은 없으며 불합격 규정에 대한 공지도 없다. 

채용공고에 따르면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전형, 그리고 면접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채용전 교육연수(4주간) 및 인턴기간 3개월 적용 후 정규직전환(최종합격)으로 돼 있다. 

면접전형으로 곧바로 합격이 아니며 최종합격 단계를 따로 두고 있어서 면접전형 합격자들 중에서 일부를 불합격으로 처리한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탈락의 기준이나 불합격 기준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아 비판을 받을만 하다. 

이같은 '채용갑질' 논란은 최근까지 여러 기업들에게서 논란이 되어왔다. 

위메프와,  애플코리아,  카카오 등의 기업들은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합격 불합격에 대한 기준과 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서류, 면접 합격자, 인턴종사자들을 불합격 처리해서 큰 비난을 받았던 사례가 있었다. 

동성제약 채용갑질 논란 불거지자 네티즌들 공감 표시하며 회사 평판 거론하기 시작

한편 해당 게시물의 댓글에는 글쓴이에 동조하며 동성제약을 비난하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이들은 동성제약이라는 회사의 평판을 거론하며 회사를 성토했다. 갑질을 할 만한 회사가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동성제약 이양구 대표이사 (사진=동성제약)
동성제약 이양구 대표이사 (사진=동성제약)

실제로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는 리베이트 불법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동성제약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의약품 납품을 조건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약사·의사 수백 명에게 100억 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동성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작년까지 식약청의 조사를 받았고 올해 안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또 이양구 대표는 지난  2018년에는 주가조작 파문의 중심에 섰다.  동성제약은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Photolon)’과 관련해 빛을 통해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괴사시키는 치료법인 광역학 치료(PDT)에 대한 임상논문을 해외에 투고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가 나온 이후  동성제약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그러나 임상실험을 했던 서울아산병원이 동성제약 측에 해당 보도에 대해  해외투고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며 기사화 된 것을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동성제약이 응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양구 대표는 사실과 다른 보도에 정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아 주가조작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을 지켜본 한 평판관리사는 "취업준비생이 피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합격 전에 회사가 자의적으로 해고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일반적인 정서에 비춰볼 때 회사가 비난받을만한 행동을 했다"고 평했다.

이어 "사소한 사건과 분쟁이 쌓여 결국 회사의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신뢰할 수 없는 회사, 신뢰할 수 없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겨나 제약사에게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