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실적 악화에도 연봉 3배 챙겨...회장 취임 후 주가도 '추풍낙엽'
LG 구광모, 실적 악화에도 연봉 3배 챙겨...회장 취임 후 주가도 '추풍낙엽'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3.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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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지난 해 경영 '반토막'에도 상여금 많고, 투자는 라이벌사의 절반 정도에 그쳐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윤석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이 전해보다 324.2% 증가한 53억 96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취임 후 실적 악화에도 연봉은 두 배 이상 챙겨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LG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해 급여 43억3600만원, 상여 10억6000만원 등 총 53억96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전해보다 세 배 이상 오른 것으로서 지난해 영업이익(1조240억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8년에는 6개월치 급여 10억6000만원과 상여금 2억1200만원 등 총 12억72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 회장의 연봉을 전해 기준으로 계산하면 25억원 정도가 적정선이다. 이 같이 그룹이 구 회장의 연봉을 크게 책정한 것은 막대한 상속세를 보전하기 위해 현금을 '배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마저 사고 있다.

LG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241억원으로 전년(1조8,213억원)보다 43.8% 급감했다.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1068억원으로 41.2%(7761억원) 줄었다. 경영능력 지표인 영업이익의 경우 구 회장은 취임 첫해에도 16.7%, 당기순이익은 22.7% 감소한 바 있다.

지난 해 LG의 부채비율은 15.2%로 안정적이다. 타인 자본 의존도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100 이하이면 건전하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LG의 자산은 22조4346억원으로 부채(3조4135억원)을 크게 앞섰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실적 악화에서 성과급이 웬말이냐는 얘기가 나온다. 구 회장의 실제 연봉액 인상은 두 배이지만 경영성과까지 따지면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보수 23억3천500만원을 받았다. 급여가 17억900만원, 상여금이 6억2천600만원이다. 지난해 3월 퇴임한 구본준 전 부회장은 퇴직금 98억4천200만원을 포함해 급여 5억2천200만원, 상여금 17억4천만원 등 총 121억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LG그룹 측은 "구 회장의 2018년 급여는 회장 취임 후 6개월간의 급여만 지급된 것이었고, 영업이익도 개별 손익계산서 기준으로 지난해 6,44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보다 오히려 955억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LG그룹 CEO들, 연봉 많이 챙기면서도 미래 위한 투자엔 인색

LG전자[066570] 조성진 부회장은 지난해 급여 17억1천700만원, 상여 16억7천만원 등 보수 33억8천700만원을 받았다.정도현 사장은 18억4천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중 급여는 10억2천100만원, 상여금은 8억2천800만원이었다.

권봉석 사장은 급여 13억2천700만원, 상여금 12억3천100만원 등 총 25억5천800만원을 수령했다.송대현 사장은 급여 11억7천만원, 상여금 12억3천100만원 등 24억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비슷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다른 라이벌 회사와 비교하면 더욱 극명해진다.

구속 수감됐던 2017년 3월부터 ‘무보수’ 원칙으로 급여를 받지 않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외하더라도, 재계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2% 감소하면서, 대표와 회장 등의 성과급을 대폭 낮췄다. 김기남 대표의 상여금은 31억2200만원에서 19억5900만원으로 줄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해 보수로 46억3700만원을 받아 전년 70억3400만원 대비 34% 줄었으며 같은 기간 상여금도 56억6200만원에서 32억69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LG가 그렇게 연봉은 챙기면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인색해 더욱 비난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투자 규모는 47조원이며, 특히 연구개발비는 20조2000억원으로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16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한 가운데 연구개발에 3조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시에 따르면 LG의 지난해 투자는 하이닉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조7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구광모 회장이 2년 연속 실적 하락 곡선을 그리면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LG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G주가는 2018년 1월26일 9만6,5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종전 사상 최고가인 10만4,000원(2010년8월26일)에 근접했다. 이후 주가는 6만원대 중후반부터 7만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창립 73주년 LG, 향후 실적 회복 위한 마땅한 해법이 없어 고민

LG 주가는 지난달 12일 8만200원으로 깜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31일 종가는 5만9000원으로 사상 최고대비 52.5%(5만4600원)가 빠졌다.

문제는 앞으로 LG의 실적 회복을 위한 마땅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실적 추락 원인과 회복 방안 등에 LG 관계자들은 애써 말을 아끼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7일 열린 ㈜LG 주총에서 서면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기업 시민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고객과 투자자,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그룹은 지난 27일로 창립 73주년을 맞았다. 42세의 젊은 총수인 구 회장은 취임 2년차를 맞아 '뉴LG' 미래 먹거리 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재계에선 LG그룹 주요 계열사마다 추진 중인 미래 신성장사업의 성과를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를 막는 대비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2018년 6월 취임 이후 그룹을 이끌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미래 먹거리 발굴 등에서 성과를 내야할 때"라며 "'뉴 LG'시대를 열 구광모 회장의 경영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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