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총선거 앞둔 정치인들의 발언과 실언
국회의원 총선거 앞둔 정치인들의 발언과 실언
  • 오풍연
  • 승인 2020.04.0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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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n번방 발언, 또 대형사고...국민 분노 하늘 찌를 듯 한데 회원들 옹호하는 듯한 발언

[오풍연 칼럼] 나는 여러 차례 황교안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을 지적한 바 있다. 꼭 물가에 내놓은 어린 아이 같다는 말도 했다. 주요 이슈에 대해 말을 꺼냈다 하면 사고를 친다. 이번에도 그랬다. 바로 n번방 사건이다. 전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 한데 회원들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호기심에 가입한 회원들은 처분이 다를 수도 있다고 했다. 법률가다운 발언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이치와 똑같다.

만약 황교안 논리대로라면 처벌할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된다. 모든 회원들이 호기심 때문에 가입했다고 주장할 터. 또 어떤 사람이 호기심 때문에 가입했는지 가릴 수도 없다. 황교안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할까. 여론도 싸늘했다. 장관, 총리를 지낸 사람이 맞는지 의아해 할 정도였다. 더군다나 선거 정국이다. 악재로 작용할 게 틀림 없다.

황교안은 1일 오전 서울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n번방 참여 회원으로 추정되는 26만여명의 신상이 모두 공개 가능하냐는 질문에 “n번방 대표도 처벌하고 구속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호기심에 (n번) 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 (신상공개 등)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도 이 같은 발언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법률가들에는 큰 맹점이 있다. 모든 사안을 법의 잣대로 해석하려 한다. 그러다보니 똥볼도 자주 찬다. 그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법 이전에 국민정서법이라는 게 있다. 즉 상식에 반하면 처벌 요구가 강해진다. n번방 사건이 그런 경우다. 황교안은 이 같은 감각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한 두 번이 아니기에 걱정스럽다. 지금 가뜩이나 이낙연에게 밀리고 있는데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 또한 황교안이 저지른 것이다.

여권은 황교안을 일제히 공격했다. 얼마나 좋은 호재인가.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n번방 사건에 대한 황 대표의 몰지각한 ‘호기심’ 발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성 착취 영상 공유방에 들어가려면 암호화폐를 이용해 최대 200만원 가량의 입장료를 내야 하고, 유료회원 모집을 위한 무료방도 초대받거나 접속주소를 받는 식으로 비밀스럽게 운영된다. 단순 호기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도 “극악무도한 전대미문의 디지털 성 착취 범죄를 호기심 차원으로 치부하다니 경악 그 자체”라며 “전모를 낱낱이 밝혀도 시원찮은 상황에서 황 대표는 사태의 본질과 심각성을 알기는 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호기심으로 입장한 사람이라니 본심이 드러난 황 대표의 저열한 인식 수준은 참담하기까지 하다”고 때렸다. 황교안은 비난받아도 마땅하다. 그의 의식 수준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황교안은 뒤늦게 해명했지만 이미 버스가 지나간 다음 손을 든 격이다. 황교안은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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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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