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코로나 19사태로 한달 전 영업을 중단했던 이스타항공이 결국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첫 대규모 감원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전체 직원의 약 45% 수준인 75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직원 1683명 가운데 필요 인력을 930명 정도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3일부터 두 차례에 거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신청자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 정리해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차 희망퇴직 접수는 3일부터 시작되며, 17일 2차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뒤 24일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희망퇴직 인원이 구조조정 목표치 750여명에 미달할 경우 정리해고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달 중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통보하고, 다음달 31일 정리해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사는 희망퇴직 기준과 보상 범위를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월급 지불이 밀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퇴직하더라도 위로금 등 별다른 보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경영위기가 심화되면서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중 2대를 이미 반납한 상태다. 8대의 리스 계약도 종료하고 추가로 반납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도 운용 기재수에 맞춰 필요 인력을 축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직원들의 급여를 40%만 지급한 데다 3월에는 지급 자체를 못할 정도로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자금지원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된 것이 이번 구조조정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산업은행은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 주는 긴급 자원 지원 3000억원과 별개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제주항공에 인수금융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수가 완료되기 전까지 제주항공이 이스타에 직접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없는 만큼 이스타로서는 셧다운과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항공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다른 항공사에게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원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제2의 이스타가 금방 나타날 것"이라며 "관련 기업들도 그만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