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신라젠 돈세탁 시키려고”…민주당, ‘무기명 채권’ 문제로 곤욕
“라임·신라젠 돈세탁 시키려고”…민주당, ‘무기명 채권’ 문제로 곤욕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4.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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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경제 어려우니 검은 돈 세탁해 사용하자는 발상” 비난
무기명 채권 발행을 제안했던 민주당 금융안정TF단장인 최운열 의원. 민주당은 논란이 일자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그 가능성을 부인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무기명 채권 문제로 야당과 시민단체의 공격을 받고 있다. 

당 일각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의 하나로 무기명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거론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일자 “당 공식기구나 회의에서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이어지고 있다.

무기명 채권이란 이름 그대로 채권자가 표시되지 않는 채권으로, 무기명수표나 양도성예금증서(CD), 무기명채권 공·사채 등이 있다. 자산가들의 자금세탁이나 상속⋅증여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일 논평을 통해 “무기명채권을 여당이 나서서 발행논의를 했다는 것은 경제가 어려울 수 있으니 검은 돈이라도 세탁하여 사용하자는 발상에 가깝다”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악의적으로 도입하려는 꼼수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민주당이 한시적인 무기명채권 발행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비판이 일자 이를 부인하는 발표를 한 것과 관련, "이는 전형적으로 언론보도를 통한 국민 간보기식 정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무기명채권은 구매자를 따지지 않고, 채권 양도의 경우에 양도요건을 갖출 필요가 없는 등의 특성이 있어 불법자금의 조성과 전달에 악용될 소지가 매우 높다. 더욱이 상속·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돼 부의 대물림을 악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피해 상황에 대해 면밀하게 집계하고,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한 다음 구체적인 재원확보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금융안정TF단장인 최운열 의원과 손금주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한시적 무기명 채권 발행을 제안했었다. 

최 의원은 "1100조원 규모로 급증한 시중의 유동자금을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쓸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금리를 제로나 마이너스로 발행하면 정부의 채무 부담도 덜 수 있다"며 무기명 채권 발행을 주장했다.

최 의원은 1일 KBS와의 통화에서도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주는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계속해서 재정을 투입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시중에 떠도는 1100조 원 정도의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가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좋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대로 가면 기업의 연쇄 부도가 나는 상황도 우려되는데, 채권을 발행해 기업이 파산하지 않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게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고, 일자리는 지키는 게 최고의 복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무기명 채권을 발행하면 이 정권에서 발생한 서민들 피눈물 나게 한 대규모 금융사기로 번 돈을 다 세탁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에서 발생한 신라젠과 라임자산운용 등 대규모 금융사기 사건이 수사 중"이라며 "정부 여당이 코로나19를 핑계로 무기명 채권을 발행하려고 한다고 흘려 반응을 보고 거둬들이는 시늉을 했다"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이어 "편법 증여와 상속을 하려는 사람들과 범죄를 저지른 나쁜 사람들 돈 세탁을 정부가 앞장서 도와주자는 것"이라면서 "무기명채권 발행을 하지 않아도 민생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조성실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해고위기와 민생파탄을 직면하고 있는 와중에 민주당은 무기명 채권 발행으로 부자 절세를 고민하고 있느냐”면서 철회를 촉구했다.

민생당 채이배 의원은 "현재 국채 이자율이 1%대인데 고작 이자 1%를 아끼려고 50%의 상속증여세를 포기하는 것은 산수도 모르는 유아기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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