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유동성 위기 '초비상'...마힌드라 투자서 손 떼
쌍용자동차 유동성 위기 '초비상'...마힌드라 투자서 손 떼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4.0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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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12분기 연속 영업손실, 누적적자 4113억원...구조조정 불가피 국면
마힌드라, 일회성 자금 400억원만 투입...업계, "상하이자동차 사태 재연 가능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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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쌍용자동차가 또다시 중대 고비를 맞았다. 

쌍용자동차의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앞서 약속한 23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철회한 탓이다.

쌍용차는 독자적으로 생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2009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이후 10년 만에 닥친 최대 위기다.

쌍용차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자금지원 차질에도 현재 미래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올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신차를 내놓지 못하는 등 사업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코로나 19사태에 따른 경영 악화에 이어 마힌드라의 투자까지 무산될 경우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쌍용차 모기업인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지난 3일 인도 뭄바이에서 특별이사회를 열어 쌍용차에 대한 2300억원 자금 투자 계획을 접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현재 현금 흐름과 예상 현금 흐름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마힌드라 측 설명이다.

대신 운영자금을 위해 3개월간 400억원 수준의 일회성 특별 자금만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쌍용차 매각이나 한국 시장 철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마힌드라의 결정에 대해 쌍용차는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 사업운영 영속성 지원을 위해 400억원의 신규자금과 신규투자 유치를 위한 재원확보 등을 통해 철수 의혹을 불식했다"면서 "변함없이 계속 관계를 유지하면서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가 국내 철수를 위한 첫 단추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400억원의 특별 자금이 마지막 연명 장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 설비는 1980년대 수준이다. 티볼리 이후 현대 기아차가 내놓은 SUV에 밀리고, 최근엔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의 XM3에도 밀리는 형국"이라며 "미래를 볼 때 쌍용차의 수익창출 비전이 없다는 게 (마힌드라가) 투자 의지와 여력이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상태다. 쌍용차는 1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누적 적자가 4113억원에 달한다. 당장 오는 7월 산업은행에 단기 차입금 900억원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6월부터 협의하기로 돼 있다. 만기 연장 요청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턱없이 부족한 400억원의 운영자금도 문제다. 마힌드라가 지원 약속한 '석 달 400억원'은 한 달 고정비도 안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한 달 고정비가 500억원 안팎이다. 직원 월급 주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쌍용차를 시작으로 외자계 3사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시기만 조금 빨라졌을 뿐 올 것이 왔다. 이제는 인수·합병도 재매각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은 르노삼성·한국GM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외자계 3사 모두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코로나 19 이후) 임금 삭감이나 인원 감축 등의 조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마힌드라가 경영난을 이유로 신규 자금 지원을 포기하면서 업계에서는 중국 상하이자동차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쌍용차는 1999년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다. 그러나 상하이자동차는 기술 유출 논란과 구조조정 갈등만 남긴 채 4년여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그 뒤로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를 다시 거쳐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됐다. 이후 2016년 티볼리 효과로 반짝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17년 1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영업손실만 2819억원이다. 2017~2019년 누적영업적자는 4112억원에 달한다.

마힌드라가 사실상 쌍용차에 손을 떼면서 20년 이상 지속한 쌍용차의 구조조정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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