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개성상인 이회림' 후예 이복영, 삼광글라스 승계 '꼼수' 논란
'마지막 개성상인 이회림' 후예 이복영, 삼광글라스 승계 '꼼수' 논란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0.04.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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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합병비율 논란에 "李회장 계획대로 합병시 아들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 지분 세습"
삼광글라스 측 “이번 합병 건은 최근 3년간 실적 부진으로 주주 가치 하락 선제 차단 및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
이복영 삼광글라스 대표이사 겸 이테크건설 회장
이복영 삼광글라스 대표이사 겸 이테크건설 회장 / 이테크건설 홈페이지 캡쳐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OCI그룹의 계열사인 삼광글라스(회장 이복영)가 군장에너지·이테크건설 등 계열사를 합병하는 것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광글라스는 지난 달 18일 비상장사인 군장에너지와 코스닥상장사인 이테크건설의 투자사업 부문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삼광글라스는 기존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의 알짜 사업부분을 보유한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합병 과정에서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의 기존 주주는 각각 정해진 비율에 따라 합병 신주를 배정받는다. 또 투자사업 부분을 제외한 일반사업부분은 각각 별도 자회사로 분할된다.

이복영 회장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권 승계문제까지 해결하게 된다. 향후 OCI그룹에서 계열분리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의 기존 지배구조는 모두 OCI그룹의 계열사로 삼광글라스가 이테크건설의 지분 30.71%를 보유하고 있고 군장에너지의 지분 25.04%를 보유하고 있으며 또 이테크건설은 군장에너지의 지분 47.6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합병과정에 삼광글라스의 일부 소액주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삼광글라스가 보유한 자산과 지분가치가 제대로 산정되지 못한 채 합병이 진행되고 있어 기존 삼광글라스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다.

이들은 삼광글라스 소액주주 비대위를 구성하고 “3월 18일,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하락한 주가를 가치 산정에 적용한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합병비율을 재조정 하지 않으면 임시주총에서 합병 안 부결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삼광글라스 측이 정한 군장에너지와의 합병 비율은 1대 2.54, 이테크건설 투자 부문과의 분할 합병 비율은 1대 3.88이다.

합병공고 게시문
합병공고 게시문

비대위 "이복영 회장 계획대로 합병되면 아들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 크게 이익"

소액주주 비대위의 반대에는 이복영 삼광글라스 대표이사·이테크건설 회장의 아들인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와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의 지분이 크게 늘어난 것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경영세습을 목적으로 부당하게 합병비율을 조정했다는 이야기다.

소액주주 비대위는 “이복영 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 회장이 경영 세습을 목적으로 합병을 진행하며 소액주주 지분 가치를 빼앗고 있다”며 “지분 승계를 위해 합병을 악용한다면 법적 소송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준 전무는 작년 말 기준 군장에너지 주식 12.23%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우성 부사장은 이테크건설 주식을 5.14%를 보유하고 있다.

삼광에너지의 지분 가치를 낮게,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사업부문 주식을 높게 평가해서 합병을 하게 되면 그만큼 이들은 삼광글라스의 지분을 부당하게 늘리는 효과를 보게 된다.

소액주주 비대위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복영 회장은 군장에너지의 IPO 추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결과는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승계 구도를 완성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이번 합병 건은 삼광글라스 사업부문이 최근 3년간 실적 부진으로 주주 가치 하락을 선제 차단하고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합병비율은 외부 평과기관인 삼일회계법인에서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산정해 회사가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합병비율을 정할 때 이테크 건설의 투자부분을 기준시가가 아닌 본질 가치로 산정한 것에 대해 "이테크건설이 분할되면서 건설부문은 코스닥 상장법인으로 남고 투자부문은 비상장법인이 되는데 비상장 법인의 투자 부문을 합병하는 것이므로 기준시가가 아닌 본질가치로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액주주 비대위는 삼광글라스가 한국 증시가 역사적 대폭락 시기인 3월 18일 갑자기 합병 공시를 발표했다는 점, 삼광글라스가 보유중인 학익동 부지 매각으로 부동산 매각차익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합병비율이 다시 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작고한 동양제철화학의 창업자 이회림 명예회장

이복영 회장, '마지막 개성상인'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창업주 차남..."상식서 벗어나지 말라" 사실상 유언 

소액주주 비대위는 “합병 반대 주식 수는 주총에서 부결시킬 수 있을 정도의 주식수로 집계되고 있다”며 반대자들을 규합하고 있다.

삼광글라스 합병 건은 오는 5월 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번 합병 안은 임시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식수 2/3 찬성과 전체 주식수 1/3 찬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복영 회장은 1947년 서울에서 고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창업주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고 이수영 OCI 회장의 동생으로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의 작은 아버지다.

한편 동양제철화학의 창업자인 이회림 명예회장(2007년 작고)1917년 개성시 만월동에서 태어나 신용과 근면성실, 근검절약을 중시하는 개성상인의 전통을 이어받아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는 국가의 경제발전 계획에 부응하여 국가 기간산업인 화학산업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고 인천시 남구 학익동 앞 바다를 매립해 80만평의 공단 부지를 조성, 1968년에 소다회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당시 불모지와 다름없던 화학산업을 국내 최초로 개척했다.

이후 40여 년간 오로지 화학산업 분야에만 매진, 동양제철화학을 무기화학, 정밀화학, 석유석탄화학 분야에서 카본블랙, 핏치, 과산화수소, 과탄산소다, 소다회, 흄드실리카, 카본블랙, 핏치, TDI 40여종의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화학기업으로 성장시켰다.

OCI 측은 "이회림 명예회장이 신용을 목숨보다 중시하는 개성상인의 정신을 따랐으며 평소 원칙에 충실하라는 의미에서 '상식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말을 자주했다"며 "이것이 창업자의 유언이나 다름없이 전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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