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고분양가 기준 '고무줄' 논란 가열...이재광 사장 계속 뒷짐
HUG, 고분양가 기준 '고무줄' 논란 가열...이재광 사장 계속 뒷짐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0.04.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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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HUG 제시 분양가격 “기준이 뭐냐” 반발
이재광 사장, 고분양 통제 부작용 최소화 약속은 해법 없이 겉돌기만
이재광 HUG 사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분양가 기준과 방만경영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광 HUG 사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분양가 기준과 방만경영에 대한 지적에 해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깜깜이’ 고분양가 심사기준이 ‘고무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HUG측은 이를 명확히 밝힐 생각은 없다는 투로 일관하고 있다.

HUG는 지난 해 6월 정한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대해 지난 해 국감에서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자 올해 2월 8일 기준을 완화하는 쪽으로  수정해 발표했지만 세부 심사 기준을 밝히지 않고 있다. 

새 심사기준은 종전 기준에서 분양 예정 단지의 입지조건과 브랜드, 가구 수에 따라 분양가에 가중치를 준다는 원칙만 제시된 상태다. 입지조건과 브랜드, 가구 등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HUG는 그러나 입지조건이 구체적으로 어떨 때, 브랜드는 어떨 때, 가구수가 몇 가구일 때 고분양가 기준이 어떻게 바뀐다는 것을 공개하지 않았다.  

16일 재건축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HUG와 분양가 협상을 재개한다.

HUG는 지난해부터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에 대해 3.3㎡당 2950만원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조합은 3550만원은 돼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재건축 조합측은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후분양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아파트는 4600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그런데 인근 89가구 단지 ‘힐데스하임올림픽파크’의 분양가인 2896만원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HUG의 분양가 기준은 종잡을 수 없고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 업계 일반의 시각이다.

고무줄 분양가 논란은 이재광 HUG사장이 취임 초부터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후분양 도입의 문제점을 해소하겠다"고 공언하면서부터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HUG는 정부의 고분양가 규제 방침에 맞춰 지난해 6월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개정했다.

종전에는 인근지역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해 고분양가 여부를 판단했지만 새로운 고분양가 기준은 인근지역 아파트 기준을 '1년 이내 분양기준', '1년 초과 분양기준', '준공기준' 등 3가지에 해당되는 경우로 세분화했다.

비교대상이 되는 인근 지역 아파트가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인 경우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의 최고 분양가를 넘을 수 없다.

인근지역 아파트가 1년을 초과한 경우에는 그 지역 평균분양가의 105% 이내 또는 평균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을 적용한 금액(주변가격변동률이 하락할 경우 평균분양가의 100% 이내) 가운데 낮은 금액을 넘을 수 없다.

인근지역에 준공된 아파트만 있는 경우에는 평균 매매가의 10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분양가 기준을 적용하면 집값이 급등할 때 문제가 생긴다. 1년 만에 주변 집값이 급등했는데도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비교대상 아파트의 최고 분양가를 넘을 수 없다. 그러면 해당 신축 분양 아파트 입주자는 이른바 ‘로또 분양’을 받아 단숨에 수억원 이상의 차익을 챙기게 된다.

이러한 문제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공시가격은 둔촌주공아파트가 훨씬 높은데도 분양가는 비교대상인 광진 아파트들보다 낮게 책정돼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경기도 고양 지역의 분양가가 서울 지역의 분양가보다 높게 책정된 사례도 지적됐다.

당시 국감에서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HUG가 분양보증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고 고분양가를 통제하면서 국민들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지난해 서울 입주 아파트 13개 단지 중 11개 단지에서 5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신반포3차 경남 재건축 단지 조감도
신반포3차 경남 재건축 단지 조감도

“2월에 바뀐 심사기준 불투명한 자의적 해석으로 시장 피해 커져”

이재광 HUG사장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문제점을 검토해보겠다”고만 하고 감사를 넘겼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고분양가 기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2월 HUG가 제시한 새로운 고분양가 심사기준은 분양 예정 단지의 입지조건과 브랜드, 가구 수 등을 반영한다는 원칙만 제시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HUG가 분양보증을 고분양가 통제장치로 활용하며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 분양가 하락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정이 이러다보니 ‘깜깜이 고분양가 기준’에 따른 ‘고무줄 분양가’라는 비아냥이 계속 나오고 있으며, 기준만이라도 밝혀달라는 요구가 계속되지만 HUG는 묵묵부답이다.

이재광 사장 등 수뇌부는 고분양 통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기 위한 어떠한 해법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사업 조합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상가조합원 등에게 아파트 분양 신청 자격을 확대하면서 일반분양 물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HUG측이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자의적으로 일반 분양가를 낮춰버렸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조합이 자칫 일반분양가가 조합원분양가보다 낮아지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할 만큼 HUG에 대한 불신은 고조되고 있다.

재건축업계에서는 결국 자의적이고 모호한 고분양가 기준으로 인해 '로또 분양'의 문제 뿐만 아니라 주택 공급이 줄어들어 다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문제까지,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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