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글로벌 반도체 출하량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반도체(IC·집적회로) 출하량이 전년 대비 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출하량이 2018년 대비 6% 감소한 데 이은 것으로 반도체 역사상 첫 2년 연속 감소세다.
반도체 출하량은 1985년, 2001년, 2009년, 2012년 등 4차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이후 2013년부터는 6년 연속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17∼2018년은 호황을 띠며 출하량이 각각 15%, 10% 늘어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작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급과잉과 스마트폰 시장 정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사상 처음으로 출하량이 2년 연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3458억 달러로 전년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업체는 지난 1월 올해 반도체시장이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3% 성장으로 낮췄는데 이달 다시 전망치를 내려잡았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반도체 소비국으로 번지면서 수요 감소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반도체 업계의 상황도 최근 악화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4.9% 감소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감소폭이다. 단기 시황을 반영하는 반도체 현물 가격(DDR4 8Gb 기준)도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스마트폰과 PC 등의 시장수요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출하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가 얼마나 빨리 종식되느냐에 따라서 반도체 업황 반전 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