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 '강제추행' 인정하며 전격 사퇴
오거돈 부산시장, '강제추행' 인정하며 전격 사퇴
  • 이승훈 기자
  • 승인 2020.04.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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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20대 여직원에게 ‘신체접촉’ 시도…민주당, 제명 방침
머리를 숙여 사죄하는 오거돈 부산시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이승훈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사람과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며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350만 부산시민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며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사퇴의 변을 밝히는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 시장이 언급한 ‘강제추행’ 사건은 지난달 7일 발생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 시장은 그날 오전 11시40분쯤 부산시청 여직원 A(20대)씨를 자신의 집무실에 불렀다.  

오 시장은 컴퓨터 작동 방법을 가르쳐 달라며 한 뒤 A씨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이 때 A씨는 강하게 저항했지만 오 시장은 5분 동안 계속 신체 접촉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남자친구와 의논했고, A씨의 남자친구는 지난 달 말 오 시장의 집무실을 찾아가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오 시장의 사퇴 발표에 더불어민주당은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한 끝에  오 시장을 24일 제명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에서는 23일 오전 9시까지 오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총선 전에 이를 알고도 숨겼다고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을 부인했다. 

오 시장이 남자친구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총선까지만 발표를 유보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총선 하루 전에 연가를 내고 총선 당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나돌기도 했다.

오 시장은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자신의 좌우 옆자리에 여직원을 앉혀 놓고 회식을 하고 있다. / 부산시 트위터
오거돈 부산시장이 자신의 좌우 옆자리에 여직원을 앉혀 놓고 회식을 하고 있다. / 부산시 트위터

오 시장의 사퇴로 부산시정은 변성완 행정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오 시장의 사퇴 소식에 부산성폭력상담소는 2018년 회식 자리에서 오 시장이 여성 노동자를 좌우 옆자리에 앉혔던 상황을 되짚으며 “오 시장의 낮은 성 인지 감수성과 이를 성찰하지 않는 태도는 언제든 성 관련 파문을 일으킬 소지가 컸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 시장이 사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했던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3선)이 주목받고 있다. 

김 의원이 사실상 지배주주로 있는 동일고무벨트 전날보다 29.97%(1395원) 오른 60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김 의원의 동일고무벨트 지분율은 15.78%고 주가 급등은 김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퇴 발표문 전문이다.

부산 시민 여러분.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과정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 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합니다.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아울러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습니다.

한 가지만 간절하게 부탁 드립니다.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을 입지 않도록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을 포함해서 시민 여러분께서 보호해주십시오.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습니다.

저는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하여 참 잘 해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마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바로 사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한 한 사람으로 기억해주십시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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