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부사장 유죄 판결…이어지는 하이트진로 ‘오너리스크’
3세 부사장 유죄 판결…이어지는 하이트진로 ‘오너리스크’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5.0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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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 부사장, 1심서 징역1년6월에 집유 2년 선고 받아…법원, 경영권 승계 관련 불법 행위 인정
연합뉴스
하이트진로 박문석 회장(오른쪽)과 장남 박태영 부사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이트진로 박태영(42) 부사장이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 부사장은 박문덕(70)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이다. 

법원은 하이트진로의 일감 몰아주기가 부당한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 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부장판사는 전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부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김창규 상무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양벌규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하이트진로 주식회사 법인에도 2억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맥주냉각기나 맥주기자재를 국내외 맥주회사와 영업처에 공급하는 자회사 서영이앤티를 거래과정에 끼워넣은 이른바 '통행세' 방식 등으로 총 43억원의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서영이앤티는 박 부사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들은 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유리·알루미늄캔 제조·판매업체 삼광글라스가 맥주캔 제조용 코일, 글라스락 캡 등을 납품할 때 서영이앤티를 거치게 해 27억원 상당의 통행세를 받도록 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즉, 하이트진로의 인력(5억원), 맥주캔 원료인 알루미늄코일 통행세(8억5000만원), 밀폐 용기 뚜껑 통행세(18억6000만원) 등을 서영이앤티에 부당 지원했다는 것이다.

하도급비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11억원을 우회 지원해 서영이앤티가 100% 자회사인 서해인사이트 주식을 유리하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통행세 지원과 관련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해당 범죄가 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 부사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수백억원대로 불어나 이자 부담이 커지자, 계열사를 동원해 이를 부당지원했다는 것이다. 

안 부장판사는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에 현저히 낮은 대가로 인력을 제공해 공정거래를 저해했다”면서 “해당 지원 행위는 서영이앤티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장의 경쟁자를 배제하며 신규진입 억제 효과를 창출해 부당성 요건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맥주캔, 알루미늄코일, 밀폐용기 뚜껑 등으로 지원 대상이 달라진 과정을 두고도 "미필적으로나마 위법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회피하기 위해 다른 위법을 발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는 오직 박 부사장이 최대주주인 서영이앤티에 대한 지원을 위한 것으로, 참작할 동기가 안 보인다”면서 “결국 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 비용을 보전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친 박문덕 회장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 올라…“김밥 값으로 1천만원 줬다”고 보도되기도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9일 결심 공판에서 박 부사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었다. 

검찰은 당시 “박 부사장은 일감 몰아주기로 하이트진로의 지배권 승계라는 큰 이득을 취득했다”면서 “검찰에서 범행을 자백했음에도 법정에서는 입장을 번복하는 등 범행을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하이트진로 법인과 박 부사장 등을 주요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고발과 별도로 하이트진로에 과징금 79억4700만원, 서영이앤티 15억6800만원, 삼광글라스 12억1800만원 등 총 1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에 불복해 현재 소송 중이다.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은 크라운맥주 창업주 고 박경복 회장의 차남으로 브랜드를 하이트맥주로 바꿔 시장 점유율을 국내 1위로 끌어올리는 등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2014년 갑작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선 이후에도 계속 하이트진로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는 등 ‘오너리스크’ 문제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박 회장은 2009년 ‘장자연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1000만원을 ‘김밥 값’으로 장씨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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